황 사장은 ‘신동빈의 오른팔’, ‘신동빈의 남자’, ‘신동빈의 브레인’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인물로, 신 회장의 가장 최측근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달 작성한 해임지시서에 신 회장과 함께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룹 내 2인자라는 존재감을 다시한번 각인시켰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황 사장은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한 뒤 1995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국제부 부장, 2003년 국제실 상무, 2008년 국제실 부사장, 2011년 롯데쇼핑 사장을 거쳐 2014년부터는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맡은 ‘롯데맨’이다.
신 회장과의 인연은 25년 전 호남석유화학에서 시작됐다. 신 회장이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입사해 후계자 수업을 받을 당시 바로 아래 부장이 황 사장이었다. 일본에서 건너올 당시 한국어가 서툴던 신 회장에게 유창한 일본어로 업무를 보좌하면서 신임을 얻었다.
황 사장은 신 회장이 롯데그룹 기획조정실(현 정책본부)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 함께 이동했다. 그는 기획조정실 산하 국제부 부장으로 신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당시 그룹 기획조정실에는 국제부라는 부서가 없었지만, 신 회장이 황 사장을 위해 새로 만들었다. 국제부는 나중에 국제실로 격상됐다.
황 사장은 그동안 신 회장이 주도한 인수ㆍ합병(M&A)과 외국시장 개척 업무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면서 그룹 내에서 최고 전략가로 통한다.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도 신 회장이 발표한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쇄신 방안(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호텔롯데는 물론,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과 롯데리아 등 다른 계열사들의 상장 작업 등을 추진하면서 신 회장의 투명경영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황 사장 이외에도 ‘신동빈 파(派)’로 구분될 수 있는 측근은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 부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 등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