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제약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녹십자는 올 상반기(별도 기준) 1025억3100만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11%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의 수출(연결 기준)은 1003억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급증했다. 한미약품의 경우 수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1년(한해 전체 실적)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수출 2억 달러를 넘어선 녹십자는 올 상반기에 지난해 전체의 절반 가까운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2년 연속 수출 2억 달러 돌파에 한층 다가선 모습이다. 녹십자의 수출 실적 신장은 수두백신·독감백신 등 백신의 국제기구 입찰 수주 물량 확대와 혈액제제 수출 증가에 따른 것이다.
녹십자는 올 상반기에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의 2015~2016년 공급분 수두백신 입찰과 2015년도 남반구 의약품 입찰에서 각각 7500만 달러 규모의 수두백신 입찰 전량과 2900만 달러 규모의 독감백신을 수주했다.
한미약품의 경우 지난해 821억원 가량의 수출을 기록했는데, 올 상반기에 이미 이같은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올 1분기 다국적 제약사와 체결한 면역질환치료제의 라이선스 계약금 유입과 완제의약품 수출 호조 덕분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 미국의 일라이 릴리와 자사가 개발 중인 ‘HM71224’의 개발과 상업화에 관한 라이선스 및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은 계약금 5000만 달러와 단계별 임상개발·허가·상업화 등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로 총 6억4000만 달러 등 개발 성공시 최대 6억9000만 달러(약 7800억원)를 받기로 했다.
올 상반기 주요 상위 제약사 수출 실적을 집계한 결과 녹십자와 한미약품을 제외하고 수출 1000억원을 넘어선 곳은 없었다. 두 회사 모두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 대비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고 있어, 이같은 수출 실적 호조는 매출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공들여온 회사로, 수출 실적 1000억원 돌파는 이들 회사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