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1년 반, 중국은 정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계기업이 속출하고, 성장의 축이었던 공영기업과 지방정부가 과도한 빚에 몰리고 있다. 또 주가는 추락하고 부동산 디플레이션의 공포까지 엄습하고 있다.
사실 소로스만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언젠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 했다. 애초부터 관(官) 주도에 빚을 내어 경영하는 차입경영 체제였기 때문이다. 성공할 수는 있지만 성공하는 만큼 문제도 커지게 되어 있었다.
당장에 관(官) 주도가 만들어 내는 문제가 많다. 부정부패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관권이 강한 만큼, 또 시장규모가 큰 만큼 부패의 규모도 크다. 매년 우리 돈 100조원이 넘는 불법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정도이다.
관(官)의 불합리한 금리규제가 만드는 그림자금융, 즉 관(官)의 통제를 벗어나 높은 금리로 운영되는 금융 또한 좋은 예이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규제도 보호도 해 주지 않은 다른 나라의 그림자금융과 달리, 규제는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예금보호는 해주는 중국 특유의 이상한 그림자금융이다. 부패문제와 함께 중국경제의 큰 부담이 되어 왔다.
빚은 더 직접적인 문제가 된다. 지난해 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기업들이 지고 있는 부채총액이 국내총생산의 282%나 되었다. 수치도 높지만 증가 속도는 정말 큰 문제다. 2007년 158%이던 것이 불과 7년 만에 그렇게 되었다. 이 속도라면 몇 년 뒤에 세계 최악의 부채 국가가 된다. 10년 뒤, 20년 뒤는 어떻게 될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중국 스스로 내렸다. ‘뉴 노멀(新常態·신창타이)’, 즉 지금까지의 고속성장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지속성장의 모델을 찾는 것이다. 어떻게? 시진핑 주석이 말하는 ‘봉황열반(鳳凰涅槃)’, ‘등롱환조(騰籠換鳥)’, 즉 봉황이 제 몸을 태워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듯, 또 새장을 비워 새로운 새로 갈아 넣듯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회의적이다. 그게 그리 쉽게 될까? 수출 중심의 경제를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는 일, 부패를 척결하는 일, 한계기업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는 일, 관치경제와 관치금융의 틀을 바꾸는 일,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실제로 최근에 하는 일도 이런 근본적 개혁과는 거리가 있다. 구조조정을 하는 대신 기준금리 인하와 위안화 평가절하로 한계기업에 인공호흡기를 달아줬다.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매매를 허용해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해 주기도 했다. 부채문제도 마찬가지. 디레버리징, 즉 부채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오히려 더 빌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많다. 주가 폭락에 노인연금을 투입하는 등의 단기 부양책을 쓰고, 부동산 가격이 흔들리자 외국인 투자를 더욱 자유롭게 했다. 또 추진하던 금리자유화도 멈칫거리고 있다. ‘뉴 노멀’을 지향하는 모습도, ‘봉황열반’의 자세도 아니다.
그래서 중국이 이대로 가라앉을 것인가? 조지 소로스가 말하듯 경제는 안 풀리고, 그래서 불만을 가진 국민을 탄압하고, 이런저런 이유에서 다른 나라와 군사적 충돌까지 일으키는 그런 몹쓸 나라가 될 것인가?
아닐 것이다. 중국은 우리와 달리 좀 더 지도자다운 지도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 이런 지도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꿈을 만들어 내고 있다. ‘흑묘백묘’의 꿈과 ‘뉴 노멀’의 꿈을, 또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의 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위기가 깊어질수록 더 진지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 가지, 한동안 흔들릴 것이다. 개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곧 우리에게 위기도 되고 기회도 될 것이다. 업종과 기술수준 등에 따라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할 것이다. 그만큼 잘 적응해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가 도움이 될 것인가? 정치권의 흐름으로 보아 기대 난망이다. 결국 각자도생, 개별 경제주체의 몫이다. 각자 열심히 살피고 노력해서 길을 찾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