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인사이드]지하철서 짐싼 미샤, 걱정 과하다

입력 2015-09-1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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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10% 이상 폭락에 시장 과잉반응…에이블씨앤씨 “회사운영 타격 미미”

(사진제공=에이블씨앤씨)
(사진제공=에이블씨앤씨)
지하철 1~4호선 매장 전체를 접게 된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에 대한 우려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매장 철수로 3분기 매출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물론 예전과 같은 ‘선전효과’를 더이상 누리기 힘들겠지만, 오히려 비싼 임대료 탓에 수익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면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미샤의 이번 재입찰 실패는 악재다. 지난 9일 입찰 결과 발표 후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전일 보다 12.83%나 빠졌다. 장중 한때 15%가 넘는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매장 철수를 그만큼 안좋게 봤다는 얘기다.

게다가 5년 이상 운영했던 매장 전부를 브랜드숍 경쟁업체 네이처리퍼블릭이 차지한 점도 미샤로서는 부담이다. 이날 서울메트로가 진행한 화장품 전문점 운영사업장 경쟁 입찰에서 네이처리퍼블릭은 사업자로 선정되며 총 68개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이로 인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브랜드숍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입찰 참가 업체의 속사정은 다를 수 있다. 이번 입찰은 A그룹은 34개 매장에 162억 9144만원, B그룹은 34개 매장에 149억 4504만원에 낙찰됐다. 최초 메트로에서 제시한 최소 입찰금액은 각각 99억 833만원(A그룹), 94억 6434만원(B그룹)이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하철 매장을 따내기 위해 메트로가 제시한 기준가 보다 각각 64%, 58%의 돈을 더 썼다. 상장을 앞둔 정운호 대표의 통큰 베팅이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에이블씨앤씨는 이번 입찰에서 향후 ‘수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선에서 입찰을 진행했다”며 “메트로의 최소 입찰금액에 근사한 수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해당 지하철 매장은 지난 7월에 철수를 완료했으며 이와 같은 상황을 상당기간 준비해 왔기 때문에 회사 운영에 타격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하철 입찰을 올해 초 있었던 인천국제공항 제3기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과 비교하기도 한다. 호텔롯데는 8개 권역의 5년간 임차료료 6조4200억원을 써냈다. 당시 권역별로 신라 보다 적게는 900억원에서 많게는 4000억원이나 많은 금액을 불러 ‘승자의 저주’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실제로 공항면세점 사업은 비싼 임대료 탓에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렇다고 네이처리퍼블릭의 이번 낙찰을 두고 섣불리 ‘승자의 저주’ 운운하기도 힘들다. 상장을 앞둔 네이처리퍼블릭으로서는 새로운 매출 창구가 절실했고, 규모의 확대도 필요한 시점이다.

정운호 대표는 낙찰 직후 “이번 서울메트로 매장 운영권 획득은 브랜드 성장세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지하철 매장 입찰은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둔 미샤와 규모의 확대가 절실한 네이처리퍼블릭의 선택에 따른 결과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1~4호선 지하철 매장은 유동인구 최상위권 핵심 지하철역들이 포함돼 있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며 “이번 입찰을 놓고 섣불리 승자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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