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M&A에 대비해 경영권 방어 조항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 조항을 폐지하려는 기업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텔레윈과 고제는 최대주주의 안정적인 지분 확보, 투명·신뢰의 경영을 강조하며 불필요한 조항을 없애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4일 텔레윈은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감사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등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제40조 '이사 및 감사의 보수와 퇴직금'에 '대표이사가 자신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해임되거나 퇴직, 퇴사했을 경우 해당 대표이사에게 보상금으로써 100억원을 지급해야한다'는 조항을 삭제한다.
이는 적대적M&A를 방어하는 조항으로 경영권 방어전략 중 하나인 '황금낙하산' 전략이다. 대표이사가 비자발적으로 물러날 때 특별한 보상을 받도록 해 경영권을 노리는 세력의 M&A 비용을 가중시켜 매력을 반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제30조 '이사 및 감사의 선임'에 '이사와 감사의 선임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이상의 수로 해야한다'는 내용을 '이사와 감사의 선임은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이상의 수로 한다'로 변경했다.
지난해 이사의 선임과 해임의 조건을 상법상의 내용보다 강화하는 '초다수결의제' 조항을 삭제한 것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초다수결의제, 황금낙하산 등 경영권 방어 조항이 현실적으로 방어책으로 효과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또한,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의 지분이 32%로 늘어나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게 돼 무리하게 경영권 방어 조항을 두고 있을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 긴급발의로 '황금낙하산'을 도입했던 고제는 2개월만에 이 조항을 삭제할 계획이다.
고제는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가 적대적M&A에 의해 강제 퇴직당할 경우 퇴직금 이외에 퇴직보상액으로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에게 각각 50억원, 30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이사의 퇴직금 지급은 이사회에서 정한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한다'로 변경해 '황금낙하산' 전략을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1월에는 대원GSI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적대적M&A에 노출돼 있었던 상태"라며 "그러나 대원GSI의 지분을 최대주주가 매입키로 해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