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는 15일 노사정 합의에 대해 고용촉진의 계기로 삼겠지만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들기에는 부족해 국회 입법청원을 통해 노동개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 노사정위 대회의실에서 제89차 본위원회를 열어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노사정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를 위한 원·하청업체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비정규직 고용 및 차별시정 제도 개선, 노동시장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실업급여 개선과 ‘통상임금제도 명확화·근로시간 단축·임금제도 개선’ 등 3대 현안 해결에도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는 이번 노사정 논의에 임하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들은 이번 노동개혁에서 사측은 고용을 한 명이라도 줄이거나 인건비를 한 푼이라도 절감하려고 하는 시도를 결코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최근 많은 대기업이 청년고용확대 계획을 발표하는 등 청년실업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이번에도 과보호받고 있는 기득권 근로자의 권리를 내려놓지 않으려 했다고 비판했다.
그 결과 이번에 합의된 내용을 보면 취업규칙 변경과 근로계약 해지 등 핵심쟁점에 대해서는 “현행법과 판례에 따라 요건·기준·절차를 명확히 한다”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기는커녕 현재의 경직성을 그대로 고착화시키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노동개혁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란 평가다.
그럼에도 경제계가 이번 합의 과정에 성실히 동참한 것은 노사정 합의 그 자체가 가치가 있을 뿐 아니라, 노사정이 합의를 할 수 있는 선이 어디까지인가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경제계는 노사정 합의에 의해서 진정한 노동개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백해진 지금, 이번 노사정 합의에서 부족한 부분을 중심으로 이제 국회에 입법청원을 통해 노동개혁의 마지막 시도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5단체는 현재의 경직적인 노동법제가 근로자 상호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취업자와 미취업자 간에 너무나 불공평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 경제와 기업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능력과 성과에 따라 채용과 임금이 결정되는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5단체는 “앞으로 진행될 국회의 입법청원을 통한 노동개혁이 고용이나 임금을 줄이는 계기로 삼으려는 시도가 아님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며 “오히려 고용 촉진의 계기로 삼을 것이다. 공정하고 활력 있는 노동시장을 만들어 근로자 간 불균형을 시정하는 한편, 미래 세대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