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정책금융 中] ‘식물은행’으로 전락한 산은ㆍ수은… 시장 안전판 기능 상실

입력 2015-09-15 10:46 수정 2015-09-15 10:5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시장원리 무시한 기업 구조조정에 건전성 추락…국책은행 리스크 관리강화 나서야”

정책금융기관의 무능으로 기업 구조조정 컨트롤타워에 공백이 생기면서 은행권 여신의 부실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현 정부 들어 STX그룹, 동양그룹 등의 부실 처리를 떠맡으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이 추락했다. 여기에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부실로 3조원대 영업손실을 내면서 부실관리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수출입은행 사정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성동조선해양과 경남기업, SPP조선 등 수출입은행이 대출해준 기업들에 잇따라 부실이 발생하면서 자산 건전성에 문제가 발생했다. 금융시장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할 정책금융기관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국민의 세금을 쏟아부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부실 커진 산업은행 = 전문가들은 산업은행이 진행하고 있는 부실기업 출혈 지원을 시장 안전판이라고 포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원리를 무시한 구조조정에 기업과 은행이 동시에 추락하는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산업은행과 관련된 구조조정 기업은 팬오션·동양시멘트 등 법정관리 기업이 61곳, 금호산업 등 워크아웃 기업이 41곳, 채권단 자율협약 대상이 12곳으로 총 114곳에 달한다. 지난 2011년 51곳에서 2013년 82곳, 지난해 115곳으로 급증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 자금 지원 탓에 건전성도 크게 악화됐다. 지난 2010년에는 자율협약에 들어간 기업에 물린 부실채권 규모는 2조136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3배나 늘어난 6조7690억원에 달한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의 부실채권도 같은 기간 10배(3090억원→3조1770억원)나 급증했다.

여기에 은행 빚이 많은 41개 주채무계열 기업 중 산업은행은 14개 기업의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다. 주채무 계열의 총채무액은 321조원이다. 이 가운데 약 45조원을 산업은행이 책임지고 있다. 15% 이상 지분을 가진 비금융 자회사도 올 6월 기준 118곳이다.

◇성동조선에 물린 수출입은행 = 수출입은행이 최근 성동조선과 체결한 경영협력 협약을 놓고 시장에서는 ‘반쪽짜리 위탁경영’이라고 평가한다. 인수 합병 여부가 아예 배제돼 사실상 성동조선의 재무적 리스크는 달라진 게 없다. 이달 말까지 도래하는 성동조선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2000억~3700억원가량의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채권단 분위기는 녹록지 않다. 이번 추가 자금 역시 지난 5월처럼 수은의 단독 지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수출기업 금융지원과 해외투자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수은은 애초에 기업구조조정 역할과는 거리가 먼 정책금융기관이다. 그럼에도 성동조선과 SPP조선 등 조선업체의 부실 여신을 떠맡으면서 채권은행으로서의 역할이 부각됐지만, 기업구조조정의 성과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는다.

최근 5년간 수은에게 보증이나 대출을 받았다가 법정관리를 받게 된 기업들은 108곳이다. 이들 기업에 대한 수은의 여신은 1조3337억원으로, 수은은 이 중 311억원을 출자전환했고 358억원은 상각처리했다.

수은의 고정이하 여신의 74%는 조선 및 건설업종 채권이다. 수은의 빅5 조선사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19조7691억원으로 국내 은행 전체 규모의 43%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지난 2013년 9월 말 기준 0.54%에 불과했던 부실채권(NPL)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2.02%으로 급등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李 열흘만에 또 사법 리스크…두 번째 고비 넘길까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민경훈, 뭉클한 결혼식 현장 공개…강호동도 울린 결혼 서약
  • [이슈Law] 연달아 터지는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중 구조에 주목
  • 유럽 최대 배터리사 파산 신청에…골드만삭스 9억 달러 날렸다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서 “한반도 노동자,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서 노동”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1,779,000
    • -3.16%
    • 이더리움
    • 4,507,000
    • -5.55%
    • 비트코인 캐시
    • 663,000
    • -9.67%
    • 리플
    • 1,795
    • -15.33%
    • 솔라나
    • 332,700
    • -6.7%
    • 에이다
    • 1,309
    • -11.61%
    • 이오스
    • 1,106
    • +2.6%
    • 트론
    • 278
    • -8.25%
    • 스텔라루멘
    • 705
    • +16.9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0,300
    • -9.79%
    • 체인링크
    • 22,250
    • -8.55%
    • 샌드박스
    • 806
    • +45.4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