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윌리엄 C. 캠벨과 오무라 사토시, 투유유 등 3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수상 명예를 안은 이들 3명의 과학자는 기생충과 말라리아 퇴치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윌리엄 캠벨과 오무라 사토시는 기생충에 관한 연구로 상의 절반을 공동 수상했고 투유유 박사는 말라리아 퇴치 특효약 개발 공로를 인정받았다.
◇ 아일랜드 출신의 캠벨
캠벨은 아일랜드의 라멜톤에서 1930년에 태어나 1952년 더블린의 트리니티대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1957년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그는 1957~1990년 ‘머크 테라피 리서치 인스티튜트(the Merck Institute for Therapeutic Research)’에서 연구 활동을 벌였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매디슨의 드류대학 명예 펠로우를 맡고 있다.
캠벨 박사는 지난 2012년 모교인 트리니티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도 받았다.
그는 오무라 사토시 박사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생충 구제에 쓰이는 ‘아버멕틴(Avermectin)’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 일본의 23번째 노벨상 수상자 오무라 사토시
오무라 사토시 기타사토대 명예교수는 1935년 야마나시현 니라사키시에서 태어났다. 그는 야마나시대를 졸업하고 도립스미다공고에서 5년간 교사로 재직했다. 도쿄이과대 대학원 석사 과정을 거쳐 도쿄대에서 약학박사, 도쿄이과대에서 이학박사를 취득하고 나서 1975년 기타사토대 교수로 취임했다.
그는 1989년 일본 우에하라기념생명과학재단의 우에하라상, 1997년 로베르트 코흐상을 수상하는 등 생명과학 분야 주요상을 휩쓸었다.
오무라 박사가 제약사 머크의 캠벨 박사와 공동으로 연구한 ‘아버멕틴(Avermectin)’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으며 그가 명예 이사장으로 있는 기타사토 연구소에 지금까지 250억 엔(약 2430억원)의 로열티 수입을 가져다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무라 박사가 아마 지적재산권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일본 과학자일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 중국 국적 최초 과학 부문 노벨상 수상자인 투유유
중국전통의학연구원의 투유유 교수는 이번 노벨상 수상으로 많은 기록을 세웠다. 그는 역대 12번째 여성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다. 또 중국 국적으로는 처음으로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는 쾌거를 세웠다. 이전에도 중국계 가운데 리전다오와 양전닝, 대니얼 추이 등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지만 이들 국적은 모두 미국이었다. 그는 지난 2011년 중국 최초로 ‘제약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미국 래스커상을 수상해 유력한 노벨 수상자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투 교수는 지난 1972년 말라리아 퇴치 효과를 지닌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이라는 물질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게 됐다. 중국과 우리나라 등에서 생약재로 쓰이는 개똥쑥에서 추출한 이 약물은 말라리아 치사율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연구는 문화혁명의 광풍이 불면서 과학자의 사회적 지위가 낮았던 1960~1970년대에 이뤄졌다. 당시 중국을 통치했던 마오쩌둥은 하이난과 광둥성 등 남부 지역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였던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1967년 5월 ‘523 프로젝트’로 명명한 비밀 사업을 시작했다. 투 박사는 중국 한의학에 힌트를 얻어 전통약품에서 말라리아 치료 효과를 지닌 성분을 찾아냈다. 그는 새 약의 효능을 알아보기 위한 첫 인체실험 대상자이기도 했다. 자신에게 직접 약을 투약해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른 환자들에 대한 임상실험을 펼쳤다.
투 교수는 1930년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태어났으며 1955년 베이징대 약대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