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과 끝’에 관한 금언의 원조는 서경 상서(商書) 중훼지고편의 ‘愼厥終 惟其始(신궐종 유기시)’다. “제가 듣건대 ‘스스로 스승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왕 노릇을 할 것이요, 남은 자기 같지 못하다고 하는 사람은 망할 것이다. 묻기를 좋아하면 넉넉해지고 자기 생각에만 빠지면 작아진다’고 했습니다. 아, 그 끝을 삼가려면 시작을 잘해야 한다 하니 예가 있는 사람은 길러 주고 어둡고 포악한 자를 전복시켜 하늘의 도를 공경하고 높이셔야 천명을 영원히 보전할 것입니다.”[予聞曰 能自得師者王 謂人莫己若者亡 好問則裕 自用則小 嗚呼 愼厥終 惟其始 殖有禮 覆昏暴 欽崇天道 永保天命]
조선 후기의 문신 김원행(金元行·1702~1772)은 장가가는 아들에게 이 말을 써주었다. ‘이안이 친영할 때 써서 주다’[履安親迎時書贈〕라는 글이다. 친영은 신랑이 신부 집에 가서 예식을 올리고 신부를 맞아오는 걸 말한다.
“네가 이제 아내를 두게 됐으니 몸을 바르게 해 집안에 모범이 되는 것의 단서가 장차 이에서 시작될 것이다. 서경에 ‘그 끝을 삼가려면 시작을 잘해야 한다’고 했다. 천하만사가 시작은 잘하면서 끝맺음을 잘 못하는 경우는 있지만, 시작을 잘 못하고서 끝맺음을 잘하는 경우는 없는 법이다. 덕이 닦이느냐 훼손되느냐, 집안이 흥하느냐 망하느냐가 오늘에 달렸다.”[汝今將有室矣 正身刑家 其端將自此始矣 書曰 愼厥終惟其始 蓋天下萬事 有能於其始而不能於其終者矣 未有不能於其始而能於其終者也 夫德之修壞 家之興喪 罔不在今日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