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사용하는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일본에서 양산할 계획이라고 1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회사는 내년 8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에 전년보다 4% 늘어난 약 7000억 엔(약 6조7900억원)을 생산설비 확충과 연구·개발(R&D)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그 가운데 1000억 엔 이상은 지난 2013년 인수한 일본 반도체업체 엘피다의 히로시마 공장에 투자해 최신 설비를 도입하는 등 내년 상반기에는 양산 체제를 확립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PC나 스마트폰에서 프로세서가 처리 중인 데이터를 일시적으로 기억하는 D램과 대용량 데이터 저장에 사용되는 NAND형 플래시메모리 등 2개 메모리 반도체가 사업 대상이 된다. 마이크론의 대규모 투자는 업계 최고인 삼성전자에 대항하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특히 D램에 있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최첨단인 16나노(나노는 10억분의 1)미터 양산 공정 확립을 목표로 한다. 히로시마 공장은 지난 회계연도에도 1000억 엔 규모로 설비를 확장했기 때문에 2년 연속 높은 수준의 투자를 받는 셈이다. 히로시마 공장에서 양산 공정이 확립되면 일본 미국 대만 등의 공장 중 하나에서 추가로 증산할 전망이다.
현재 주류인 20나노에 비해 16나노는 1장의 실리콘 웨이퍼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가 더 늘어나 생산성이 2~3% 높아지게 된다. 삼성도 지금 20나노 기술을 이용해 D램을 양산하고 있으며 차세대 D램 양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메모리 가격은 세계적인 PC 판매 부진과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 둔화에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런 침체기에 오히려 투자를 확대해 가격이 회복기에 접어들 때 회수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려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D램 분야 세계 3위, NAND형 플래시메모리는 세계 4위의 시장점유율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3년 파산한 일본 반도체 대기업 엘피다(현 마이크론메모리 재팬)를 사들여 D램 경쟁력을 강화했다. 플래시메모리 분야는 미국 인텔과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