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국체채권단이 3차 구제금융 첫 실사에서 대립했다. 양측은 주택 압류와 사립학교 부가가치세 등 일부 쟁점에서 견해차를 보였다.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이 “정부와 채권단 간 이견이 있고, 3차 구제금융의 분할금을 받기 전 정부가 매듭지어야 할 개혁조치가 많다”고 인정했다고 24일(현지시간)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가 보도했다.
그리스는 다음 주 중반까지 개혁안 수십 개를 이행해야 분할금을 받을 수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 ‘유로그룹’의 실무 담당인 유로워킹그룹은 오는 29일 회의를 열고 30억 유로(약 3조7700억원) 지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8월 유로존 국가들은 그리스에 3년 동안 860억 유로를 지원하는 3차 구제금융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그리스는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로부터 1차 분할금 260억 유로를 받게 됐다.
채권단은 8월에 1차 분할금 중 국내외 부채상환용 130억 유로, 시중은행의 자본확충용 100억 유로를 지원했다. 나머지 30억 유로는 11월 실사 결과에 따라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그리스가 나머지 30억 유로를 받으려면 농민 소득세 증세와 연금체계 개선 등 개혁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주택 압류와 사립학교 부가세 등에서 양측(그리스, 채권단)이 상당한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리스는 채무자가 거주하는 주택도 은행이 압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나 기준을 공시가격 20만 유로 이상으로 제한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공시가격을 이보다 훨씬 내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7월 구제금융 협상 때에 이어 그리스를 지지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전날 아테네를 방문한 올랑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리스를 압류의 장으로 바꾸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채권단의 요구는 불합리하고 극단적인 신자유주의적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올랑드 대통령 역시 “우리는 그리스를 지지하며 주택 압류 기준 등 일부 쟁점은 추가로 협의해야 한다”고 그리스를 지지했다. 다만 그는 “개혁조치가 매우 절실하고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조치는 그리스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며 채권단과의 약속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올랑드 대통령은 채권단과 합의한 조치들을 전부 이행해야만 채무경감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리스는 지난달 사립학교 학비의 부가세를 23%로 올렸다. 그러나 학교와 학부모 등의 거센 반발에 13%로 내린다는 계획을 내놨으나 채권단은 이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