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일대에 위치한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를 방문했다.
분양 첫날 4만여명이 운집한 것으로 알려진 용인 한숲시티에는 이 날도 수많은 인파가 몰려 들었다. 초등학교 크기를 방불케 하는 모델하우스에 늦은 시간까지도 대기자가 줄을 이었고, 150석이나 마련된 상담석엔 방문객이 꽉 들어차 오랜 시간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이날 방문객수가 전날보다 더 많은 방문객이 찾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부가 A, B, C존으로 나뉘어 5개씩 총 15개의 유니트가 마련되어 있는데 이런 식의 분산이 없었다면 이렇게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로 대림산업에 따르면 주말 이틀간 이 곳엔 약 11만여명이 다녀가 개관 첫 3일동안 무려 15만 여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6800가구라는 기록적인 규모의 분양을 한번에 공급하는 이례적인 방법을 선택하면서 업계의 촉각을 기울이게 했던 곳이다. 긴 시간 침체의 늪에서 잠자고 있던 건설사들이 이사철과 전세난, 까다로워지는 대출 요건 등의 호재를 만나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역대급 대규모 단지 분양인 만큼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교통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적으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것도 우려감을 가중시켰지만 대림은 시장의 이같은 우려에 799만원대의 분양가로 승부수를 띄웠다.
당초 3.3 ㎡당 850만원대로 알려졌던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최종 799만원으로 책정돼 전용 44㎡가 1억4000만원대, 전용 59㎡는 1억9000만원대로 구입이 가능해졌다.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1억원 대 분양가이다. 전용 84㎡는 평균 2억7000만원 대로 수도권 아파트 가구당 평균 전셋값인 2억7600만원 수준이다. 전용 97㎡ 역시 3억2000만원대로 저렴해 수요자들 입장에선 전셋값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게 됐다.
합리적인 수준의 집값으로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자들이 모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으나 이날 수많은 인파 속에는 미취학아동 혹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자녀와 부모로 이뤄진 3-5명 구성원의 가족들이 많았다.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방문객의 대부분이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이다. 집을 사겠다는 의지를 가진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용인시에 거주하는 이모(39ㆍ여)씨는 “대형건설사 신축아파트인데 84㎡가 3억 원이 안된다고 해서 와봤다. 사실 3억 원으로 요즘 이런 아파트를 사는 건 힘들지 않나. 초등학교 중학교가 들어선다고 하니 그건 걱정하지 않는다. 직장이 이 부근이면 정말 괜찮은 조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들 역시 직장이나 거주지가 남사면 인근인 동탄 혹은 용인시인 경우가 많았다.
분양 관계자들은 방문객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행렬에 다음주부터 진행되는 청약에서도 성공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 분양 마친 기흥구 구갈동의 ‘기흥역 파크푸르지오’ 아파트는 735가구 모집에 2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하기도 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4분기 용인에선 약 1만 5000여 가구가 분양된다. 분양의 절정인 이달 한 주 동안에만 동천자이, 광교상현꿈에그린,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용인역북지구동원로얄듀크, 용인하갈테라스하우스 등 모두 5곳이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분양에 돌입해 공급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문제는 지금이 아닌 앞으로라고 지적하고 있다. 용인시내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한숲시티의 경우 다른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낮아 예전 용인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쏟아졌던 사태가 반복될 것 같진 않다. 입주도 원만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지금은 워낙에 잘 되는 분위기라 괜찮아 보이지만 중요한 건 입주할 때다. 여기저기서 공급이 과잉되는 상황인데, 이 아파트들의 입주 시점인 2-3후에 만약 부동산 경기가 또 침체기로 들어가면 매매가 힘들거나 기존 집값이 낮아져서 수요자들의 자금 여력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