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홈쇼핑 업계는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소비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백수오 관련 신뢰도 하락까지 겹치며 판매 부진의 늪에 빠졌다. 기대했던 9월 추석 효과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런 가운데 현대홈쇼핑은 업계 전반의 부진에서 탈출할 동아줄을 먼저 움켜잡았다. 전문가들은 현대홈쇼핑이 모바일 채널 안정화와 패션사업 강화를 통해 경쟁업체 사이에서 우위를 선점했다고 분석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의 올해 3분기 실적 추정치(컨센서스)에 따르면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엔에스쇼핑 등 상장 홈쇼핑 4개사는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의 주가 역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홈쇼핑이 3분기 7500억원대의 매출과 26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정도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17% 감소한 수치이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모바일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현대홈쇼핑은 올해에만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부문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이상 껑충 뛰어 경쟁사보다 높은 외형성장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모바일의 영업이익률이 7~8대로 경쟁사 대비 절대적으로 높아 하반기 수익성 차별화의 근거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한섬 인수 이후 3년 만에 홈쇼핑 전용 브랜드 ‘모덴’을 출시한 점도 주효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 초 판매 개시한 모덴은 평균 20~30% 높은 판매가격에도 불구하고 목표치 이상을 달성했다”면서 “모덴을 통해 연간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둠과 동시에 고급 패션 판매의 이미지 제고 효과까지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성장세로 현대홈쇼핑은 올해의 부진 요소를 모두 씻고 2016년 14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업계 1위 GS홈쇼핑은 모바일 성장률 약화는 물론 TV와 인터넷 부문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며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준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GS홈쇼핑은 모바일 확대 전략을 통해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주목받았지만 최근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공격에 역풍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도 “모바일 성장률 약화와 함께 패션ㆍ생활용품 카테고리의 수요부진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