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홀딩스가 해외 사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노무라는 28일 2015회계연도 2분기(7~9월) 순이익이 466억 엔(약 4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순이익은 작년 1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물론, 시장의 예상치인 167억 엔을 크게 넘어섰다.
회사는 해외 사업 부문의 침체가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미주, 유럽, 아시아를 거점으로 한 해외 부문은 세전 손익이 458억 엔의 적자였다. 작년은 37억 엔 흑자를 냈었다. 미국의 채권 트레이딩 부문의 고전, 이탈리아 은행인 방카 몬테 파스키와 과거 파생상품 거래를 둘러싼 소송에서 발생한 350억 엔 가량의 합의금이 비용 처리된 충격이 컸다.
나가이 고지 노무라 최고경영자(CEO)는 2012년 취임한 이래 1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해외 사업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흑자로 전환시키기엔 아직까지 역부족임이 입증된 셈이다. 그는 지난 2012년에 취임하면서 2015년까지 500억 엔의 세전 흑자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미국 사업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사세는 계속 늘려가고 있다.
노무라의 실적 부진 소식에 29일 도쿄증시에서는 한때 5.3% 급락하며 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도이체방크의 무라 마사오 애널리스트는 “방카 몬테 파스키의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미주를 중심으로 적자를 내고 있으며, 수익성은 상당히 도전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500억 엔 매출 목표를 세운 3년 전의 비즈니스 환경과 현재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하고 있는 점도 노무라에는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해외 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일본 국내 사업은 순조로운 편이다. 기업 인수·합병(M&A) 자문 등 투자은행 부문의 수수료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2배인 449억 엔으로 증가했다. 이는 미국 회계 기준을 적용한 2001년 이후 최대의 기록이다. 자산운용 관련 수수료는 17% 증가했다.
SMBC 닛코증권의 니와 고이치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은 저조했지만 비즈니스 모델은 고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무라는 일본 국내 영업 부문에서는 컨설팅 영업에 주력하는 한편, 기업 고객의 저변을 넓혀 M&A 관련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올해 세계 기업공개(IPO) 중 최대인 1조4400억 엔 규모의 일본우정그룹의 IPO 글로벌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