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 6곳이 총 1200억 달러(약 136조60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을 추가로 확충해야 할 전망이다.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이긴 하나 은행으로서는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등 경영에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도산 위기에 처한 은행을 세금으로 구제했던 금융위기 때의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대형은행에 추가로 자본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이 30일 발표한 ‘총손실흡수능력(TLAC)’규제안에 따르면 ‘국제금융 시스템상 중요 은행(GSIB)’으로 분류된 8개 은행은 위기 때 위험 자산 대비 TLAC를 최소 18%까지 늘려야 한다. 이는 대형은행이 위기에 빠졌을 때를 대비해 필요한 손실흡수 자금을 사전에 스스로 확보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 조치의 완료시한은 오는 2022년 1월이다. 대상은 JP모건,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스테이트스트리트, 뱅크오브뉴욕멜론 등 8개 은행이다. 2개 은행은 기준을 이미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준은 구체적 은행명 언급은 피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준을 맞춘 2개 은행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나머지 6개 은행은 총 1200억 달러의 장기 채권 발행해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공개회의에서 “이번 규제안은 은행들의 변제능력 개선을 위한 다른 조처들과 통합되는 것으로 이들 대형 은행들의 파산으로 인한 금융 시스템 불안정성과 혈세 투입에 관한 리스크를 크게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규제안은 은행 수익성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 추산에 따르면 장기채권 발행으로 6개 은행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융 비용이 은행별로 연간 6억8000만~15억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