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가 강세장에 진입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시장 재진입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5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1.8% 상승한 3522.82로 마감했다. 상하이지수는 최근 이틀간 6% 급등하며 지난 8월 26일 저점에서 20.34% 올라 기술적으로 강세장에 진입했다.
5일 중국증시는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 관련주들이 강세장을 이끌었다. 흥업증권과 화타이증권 에버브라이트증권 등은 장중 일일 변동폭 제한선인 10%까지 폭등했다. 초상증권과 씨틱증권 하이퉁증권 등도 5.9~7.5%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낙관적 분위기에 공상은행과 중국은행(BOC) 주가도 각각 2% 뛰었다.
이번 주 초 발표된 중국 제조업 지표가 미지근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증시 강세를 설명할 만한 뚜렷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투자자 사이에서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더 많은 경기부양책을 펼쳐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CNBC는 전했다. 맥쿼리투자관리의 샘 르 코누 아시아 증시 투자 담당 공동 대표는 “현재 중국 인민은행은 중국판 ‘양적완화’ 프로그램에 착수했다”며 “우리는 그 증거를 봤으며 이들은 이런 부양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와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동시에 인하했다. 금리인하는 지난해 11월 이후 여섯 번째다. 그러나 르 코누 대표는 “이는 인민은행이 더 많은 유동성을 공격적으로 투입하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이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위안화를 편입하기로 하면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티븐 쑨 HSBC 중국 주식 전략 대표는 “지난달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 5중전회) 이후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여전히 성장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시장은 더 많은 부양책과 통화완화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레버리지가 늘어나는 것도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돌아오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현재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지난 9월 초 이후 처음으로 1000억 달러(약 114조원)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자비에르 데니스 SG증권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올해 중국증시 투자수익률이 플러스로 마감할 것”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증시 상황을 다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언젠가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증시 성장세에 많은 의문을 주고 있다”며 “이런 불안 요소들은 중국증시의 강세를 뚜렷하게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중국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한 것도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상하이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6월 5166포인트로 고점을 찍기까지 무려 54% 뛰었다가 불과 한 달 사이에 40%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