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지키고자 산유량을 유지하는 기존 전략을 고수할 전망이다.
사우디 관리들이 최근 인터뷰에서 고객 수요를 충당하기에 충분할만큼 석유를 생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오는 12월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감산을 불허하는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신문은 풀이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배럴당 115달러까지 치솟았으나 같은 해 11월 OPEC 총회에서 감산하지 않겠다는 결정이 나오면서 급락해 현재는 50달러 선에도 못 미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6일 배럴당 44.29달러로 마감했고 브렌트유도 47.42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의 칼리드 알-팔리 회장은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은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라며 “사우디가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감산해야 한다는 논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우디 관리들은 “앞으로 1~2년 안에 수요가 되살아나 유가가 오르면서 글로벌 공급과잉 불안을 씻어낼 것”이라며 “그 때가 되면 우리 정책의 정당성이 입증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는 셰일유와 심해유전에서 채굴한 원유 등 고비용 제품들이 그동안 OPEC의 고유가 정책 혜택을 봤다며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팔리 회장은 “고비용 원유 생산업체에 배럴당 100달러가 투자 리스크를 없앨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사우디가 이들에게 사실상 무료로 제공했던 이런 보험정책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관리들은 향후 2년 안에 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 선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다만 사우디도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재정 압박이 커지고 있다. 올해 사우디 재정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