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시장에 투자 소식은 무척 자주 들려오는 반가운 소식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M&A는 아직까지는 무척 생소하다. 실제로 팁스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128개 업체지만, M&A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스타트업은 단 두 개에 그친다.
투자유치 경험을 나눈 시간을 뒤로 하고, 국내 스타트업의 M&A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발제를 진행한 페녹스 코리아 유석호 대표와 KT엔써즈 김길연 대표,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 각각 카카오와 네이버에 인수된 유일한 M&A 기업 키즈노트의 김준용 대표, 엔트리코리아 김지현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아직은 생소한 스타트업의 M&A, 그 수요의 방향은 어떨까? 페녹스 코리아 유석호 대표는 “생각보다 많고, 실제로 늘어나고도 있다”며 “내년에는 스타트업의 또다른 문화로 자리잡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면, 류중희 대표는 “아직 체감하긴 어렵다”며 “한국의 경제규모에서 해외에서 볼 수 있는 M&A는 다소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문을 표했다.
류중희 대표는 과거 경영하던 올라윅스가 인텔에 M&A된 경험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인텔에 회사를 매각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처음부터 매각을 목표로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기업의 성장을 위해 계획하던 수 많은 플랜 가운데 가장 마지막 방법이 매각이었고, 그 플랜이 선택된 것 뿐’이라 덧붙였다.
회사를 팔고 사는 행위에 다소 부정적인 시각도 있을 수 있다. 우린 스타트업 M&A 시장의 확대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할까? 이에 김길연 대표는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회사를 망하지 않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M&A라면 그렇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다양한 위기로부터 살아남아야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리스크 관리의 방법으로서 M&A를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 유지? 어차피 안 된다” 류중희 대표의 말이다. 일반적으로 M&A 사실은 밖으로 세어나가지 않도록 외부 뿐 아니라 내부에도 비밀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류 대표는 “어차피 알게 되어 있다. 차라리 모든 구성원이 그 사실을 안 상태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최근 M&A를 경험한 김준용 대표는 “M&A에 대한 온도차가 직원마다 달라 고생했다”며 “매각 이후 자신에 대한 대우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치를 조절하는 것도 힘든 숙제였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M&A를 고민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어떤 부분을 고민하고 고려해야할까? 유석호 대표는 M&A가 투자에 견줘 더욱 인간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강조한다. 유 대표는 기업가치가 M&A의 규모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사람에 따라서 해당 기업에 대한 가치를 다르게 느끼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에 류중희 대표는 “모르는 회사는 살 수 없고, 사도 비싸게 사지는 못한다”며 말을 이었다. 이미 관계가 있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상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쟁사와도, 언젠가 매수에 내서줄 것 같은 기업과도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역시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 벤처스퀘어 김상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