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하면서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인 최신원 회장·최창원 부사장 형제가 '생이별'을 하게됐다.
최신원 회장이 이끌고 있는 SKC는 지주회사 체제로 편입된 반면 최창원 부사장의 SK케미칼과 SK건설은 지주사 체제에서 제외돼 별도 관계사로 남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전환 발표 이전까지 이들 형제의 계열사가 SK그룹에서 분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던 것에 비춰보면 사뭇 흥미로운 결과다.
▲최신원 '지주사 편입' vs 최창원 '독립 체제'
SK그룹은 지난 1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발표했다. SK(주)에서 분리된 SK홀딩스(가칭)가 지주회사가 되고, SK에너지화학(가칭),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E&S, SKC, SK해운, 케이파워(K-Power)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리는 방식이다.
7개 자회사는 각자 SK인천정유·대한송유관(이하 모회사 SK에너지화학), SK텔링크·SK커뮤니케이션즈(SK텔레콤), 텔레시스(SKC), SK가스·대한가스(SK E&S) 등 사업분야가 유사한 자회사(지주회사의 손자회사)를 두게된다.
결국 향후 SK그룹의 지배구도는 크게 최태원 회장-SKC&C-SK홀딩스(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 형식으로 배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최신원 회장이 이끄는 SKC는 SK홀딩스의 자회사가 되면서 최태원 회장의 체제로 남아있게 됐다. 반면 최창원 부사장이 이끄는 SK케미칼과 SK건설은 지주사 체제에 편입되지 않아 앞으로 독립경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지분이 운명 갈라놓아
최신원 회장의 SKC가 지주사 체제로 편입된 것은 최 회장의 지분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SKC는 SK가 44.19%로 최대주주이며, 최신원 회장은 2.4%에 불과하다. 최근 최 회장이 SKC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했지만 여전히 지분율을 미미하다.
반면 최창원 부사장은 SK케미칼의 지분 8.85%(보통주 기준)을 보유, 최태원 회장(5.86%)을 앞서고 있다. SK건설 역시 최창원 부사장이 9.61%를 보유해 최태원회장(1.83%) 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또 SK케미칼이 SK건설의 최대주주로 58.03%를 보유하면서 뒤를 받쳐주고 있다.
한편, 지주회사 전환 이전의 SK그룹은 SK를 정점으로 SK텔레콤(통신), SKC(소재), SKE&S(에너지), SK케미칼(화학) 4개 핵심 계열사 중심으로 업종별로 그룹 계열사들을 이끄는 소그룹 체제로 나눠졌었다.
고 최종현 회장의 아들인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SKE&S 부회장 형제가 통신·에너지 부문을, 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인 최신원 SKC 회장과 최창원 부사장 형제가 소재·화학·생명공학 부문을 담당했다.
이같은 경영구도상 장기적으로 최태원 회장 형제와 최신원 회장 형제가 경영하는 계열사들이 분리되는 수순을 밟지 않겠냐는 시각이 재계 안팎에서 제기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