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회사채 시장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 99개 글로벌 기업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일으켰으며 이는 10년새 두 번째로 많은 수치라고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10년간 최다 디폴트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의 222개. 올들어 디폴트 기업이 늘어난 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초저금리 기조에 기업들이 앞다퉈 채무를 늘린 결과다. 이에 신용시장 안정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S&P는 “전체 회사채에서 정크(투기) 신용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의 40%에서 현재 50%로 높아졌다”며 “글로벌 기업 부채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으로 미국 셰일유 업계의 상황은 심각하다. 올해 디폴트를 낸 글로벌 기업 가운데 62%가 미국 기업이었다. 또 이들 기업 가운데 5분의 3이 에너지·원자재 업종에 속했다고 S&P는 강조했다. 미드스테이츠페트롤리엄과 샌드리지에너지, 패트리어트콜 등이 올해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달 초 S&P가 댈러스 소재 셰일기업 엑스코리소시스의 신용등급을 종전 ‘CCC+’에서 ‘SD(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했으며 휴스턴 소재 석유시추업체 밴티지드릴링도 디폴트 명단에 포함했다.
중국 기업들도 경기 둔화에 디폴트 압력이 커지고 있다. 쓰촨성 소재 석탄생산업체 히딜리인더스트리는 지난 4일 만기인 회사채 상환에 실패했다.
기업 부채 상황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다음 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시되는 가운데 실제로 금리가 오르면 디폴트 기업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