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UAMCO: 연합자산관리)가 홍원제지 등 부실 기업 10여개를 인수 대상으로 검토 중이다. 이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금융위원회와 채권단 등의 협의를 거친 후 이르면 내년 1월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3일 금융당국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암코는 홍원제지 등 10여개 기업을 구조조정 기업 대상으로 선정하고 명단을 지난주 금융위에 제출했다.
앞서 유암코는 워크아웃 절차를 밟는 기업과 채권은행 중심으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유암코는 이를 바탕으로 10여개 기업으로 구성된 적격후보(숏리스트)를 완성하고, 내용을 금융위에 보고했다. 금융위는 현재 기본적인 결격사유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암코는 이와 동시에 개별 기업에 대한 실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수 가격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다. 기업 구조조정 인수 대상 기업은 최종적으로 유암코와 채권 매각 당사자인 채권은행들이 합의하면 결정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구조조정 대상기업을 ‘집단(Pool)’으로 만들고 시장 상황에 따라 선택해 펀드를 통해 인수한 후 구조조정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 대상 기업은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이름이 공개되면 시장에서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인수 작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토 중인 기업은 IT, 제지, 시멘트 등 다양하다. 다만 건설과 조선 업종은 아예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업황이 좋지 않고 구조조정 작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채권단을 살펴보면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기업이 많았다. 유암코의 주주인 KB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등이 보유한 기업들도 한 곳 이상씩 골고루 배분됐다.
유암코는 채권단과 가격 협상을 통해 대상 기업이 확정되면 바로 펀드 조성에 나선다.
펀드에 담길 기업이 1개일 경우 규모는 1500억원 이하, 2~3곳이 담기면 2000~3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펀드 내 다수 기업을 담을 경우 구조조정 방향이 같거나 유사 업종끼리 묶기로 했다.
펀드 조성이 마무리되면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가는데, 최소 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업에 따라 기간이 다소 단축되거나 5년까지 길어질 수도 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0월 22일 유암코를 통해 11월 중으로 기업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개혁 세미나에 참석해 기업 구조조정 계획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