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산유부국에 저유가 여파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걸프협력회의(GCC) 소속인 카타르 정부는 17일(현지시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7%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전망치 7.3%의 절반 수준이며, 국제통화기금(IMF)이 10월 보고서에서 전망한 4.7%보다도 1.0%포인트 낮은 것이다.
카타르 정부는 저유가가 국가 경제성장률에 직격탄을 줬다고 설명했다. 카타르는 2000~2011년 평균 경제성장률 13.0%의 초고속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저유가가 시작된 지난해엔 4.0%를 기록했다.
카타르는 내년 회계연도(2016년 1월~12월) 정부예산을 1560억 리얄(약 50조4847억원)로 책정하면서 지출은 2025억 리얄로 편성했다. 이어 465억 리얄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가 적자예산을 편성한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정부 예산은 2260억 리얄, 지출은 2184억 리얄로 흑자였다.
카타르 정부는 정부 예산 적자를 국내외에 국채를 발행해 메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알리 셰리프 알에마디 카타르 재무장관은 “보건, 교육, 기반시설, 교통, 2022년 월드컵 관련 시설 등에 지속적인 예산을 지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배럴당 유가 전망치를 내년 51.20달러, 2017년 55.30달러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 6월 발표한 배럴당 61.60달러(2016년), 65.60달러(2017년)보다 10달러가량 낮은 것이다.
지난 9일 아랍에미리트(UAE)도 올해 UAE 경제성장률을 3~3.5%로 전망했다. UAE가 4% 이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1.6%) 이후 5년 만이다. 특히 UAE 산유량 95%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 아부다비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2%였으나 내년에는 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