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변동 위험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민연금이 해외주식이나 해외대체투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해외채권에 대해서도 환헤지(Hedge)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4일 오전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2015년도 제5차 회의를 열고 ‘환헤지 비율 변경 및 외환관리체계 개선(안)’, ‘위탁운용 목표범위 조정(안)’을 심의ㆍ의결했다.
먼저 해외채권에 대한 환헤지 비율을 현행 100%에서 오는 2017년, 2018년 2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0%로 축소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정책은 ‘기금 포트폴리오의 변동성 최소화’를 목표로 하며, 변동성 최소화를 위해서는 완전 환오픈(0% 헤지)하는 것이 최적이라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토대로 그간 환헤지 비율을 축소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
해외주식과 해외대체투자의 경우, 지난 2009년 9월 환헤지 비율을 기존의 50%에서 0%로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결정했고, 실제 지난해말 환헤지비율 0%를 달성했다.
이번 기금운용위원회 결정은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해외투자자산 전체에 대한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0%로 설정하고 해외채권에 대해서도 이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협소한 국내 외환 파생상품시장에서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위해 대규모 외환스왑거래를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거래비용 급증이나 국내 외환시장 충격 등의 문제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국민연금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총 외환 익스포저(exposure)’를 관리하고 전략적 통화구성을 설정하는 등 외환 관리체계도 한층 강화한다.
해외투자 규모가 결정되면 자동적으로 환위험노출 규모가 정해지는 방식에서 벗어나, 해외투자 규모와는 별도로 국민연금의 ‘총 외환익스포저’를 설정함으로써 외환위험 자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로 개편하는 것이다.
기금운용본부가 일정범위에서 외환 익스포져 규모를 전술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 환율 변동에 보다 신축적,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주요 기축통화 및 글로벌 통화 비중 등을 고려한 ‘전략적 통화구성’을 설정함으로써 외환익스포저가 특정 통화에 집중되지 않고 환율변동 위험을 분산하도록 했다.
한편, 해외주식에 대한 외부 위탁운용 목표범위를 기존 70~90%에서 65~85%로 일부 축소하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직접운용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해외주식 투자규모 확대에 따라 상대적으로 집행이 효율적이고, 수익이 안정적이며, 위탁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Passive운용 중심의 직접운용을 확대해 해외주식 운용의 비용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며, 2016년 1월부터 적용된다.
국민연금은 10월말 기준 전체 기금의 23.5%에 해당하는 118조6000억원을 해외자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말까지 해외투자 비중을 기금의 3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외투자 확대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문인력 등도 대폭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