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올 12월 9년 반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그러나 각종 개발 호재를 안고 있는 제주와 올림픽 개최지 강원, 교통 인프라 수혜 지역인 수도권 등 정부 정책 호재를 안고 있는 지역은 내년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의 강남’인 제주시 노형동의 부영1차 전용면적 80㎡는 올 8월 3억원대에 거래되다 4억3000만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3분기 4억3000만원대에서 거래되던 중흥에스클래스 85㎡는 10월 들어 5억원에 육박했고, 36.54㎡의 한 원룸은 최근 1억1000만원에 거래되면서 평당 1000만원을 기록했다.
제주시 전체 10월 지가 변동률(제주시·서귀포시 전체)은 0.501%로 올해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영어교육도시 조성과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부동산 개발 수요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온 제주 부동산 시장은 지난 10월 서귀포시 성산읍에 제2공항을 짓겠다는 청사진이 발표되면서 열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 제주의 주택매매거래량은 1325건을 기록하며 작년 동월보다 34%나 증가했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타 지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국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는 상황에서도 제주의 집값은 남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14일 이 지역의 아파트 값은 한 주 동안 1.01%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국 평균인 0.03%보다 3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2공항 건설 등 개발·관광산업 호재를 안고 있는 제주가 내년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NLCS-jeju(영국), BHA(캐나다), KIS(공립학교) 등의 국제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서귀포시 제주영어교육도시에 미국의 세인트존스베리아카데미가 개교할 것으로 알려져 제주 이주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불안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제주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 10월까지 1만4371가구를 기록하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16%나 급증했지만 이주 인구가 연 1만명이 넘어설 정도로 제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이를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섬이라는 지리적인 문제로 공급을 무조건 확대할 수 없는 만큼 공급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집값 상승 압력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울~세종 민자고속도로의 수혜지역 역시 핫플레이스다. 구리∼용인∼안성∼세종으로 이어지는 총 길이 129㎞ 구간의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서울∼안성 구간은 2022년, 안성∼세종 구간은 2025년 개통된다. 업계는 이 도로의 개통으로 서울∼세종 간 통행시간이 70분대로 단축되고 일대 지역이 신흥 주거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 태전지구, 용인시 처인구, 안성시, 위례신도시, 강동 강일지구 등이 예상 수혜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나들목(IC)이 어느 지점에 생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지역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10년 이후 강원도에 공급된 아파트는 물량은 3만7641가구.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공급된 157만1966가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국토부의 월별 미분양 현황을 보면 강원 지역의 미분양 가구 수는 올 6월 3373가구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10월에는 1641가구 수준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업계는 KTX 올림픽선과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평창에서 서울까지 1∼2시간대로 이동이 가능해 이 지역의 부동산 시장 역시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 MICE(마이스) 관광특구로 지정된 삼성동 코엑스 일대와 현대자동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서는 옛 한전부지 일대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동탄2신도시와 위례신도시 등 대규모 주거공간 개발에 따라 영향력이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114 윤지해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토지 시장은 정부와 자치단체의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특히 하반기에 정부가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추진과 더불어 내년에 서울시내와 부산이 대규모 면세점 신규 오픈을 앞두고 있는 점도 주변 시장에 상당한 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