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8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협궤열차’(挾軌列車)가 달려갈 철길에 작은 침목(枕木)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말하며 “당의 변화를 위한 쓴소리를 해 왔으나 당내에 견고하게 똬리를 튼 진영논리와 패권정치를 극복하는 일에 턱없이 능력이 부족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류계파를 겨냥해 “두 번의 대선과 총선의 연이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책임지지도, 반성하지도 않는다”며 “여전히 정권교체의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03년 열린우리당의 분당에 반대하여 민주당에 잔류했던 저는 2004년과 2008년 두 번 낙선했다”면서 “오늘의 야당분열은 열린우리당의 창당에 그 뿌리를 두고 있고, 지난 날 민주당을 지킨 것과 지금의 탈당이 같은 씨줄과 날줄 위에 서있다”고 했다.
또 “저의 선택이 또 올바른 선택인지, 더불어민주당 안에서의 개혁은 불가능한지에 대해 수많은 갈등과 번민의 밤을 보냈다”고 말하며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을 토로했다. 이어 “그동안 당을 한 번도 바꾼 적이 없었고, 당을 바꾸지 않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약속을 해 왔으나 이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면서 “고개 숙여 국민과 안산시민께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치는 국민을 통합하는 덧셈의 예술이어야 한다”며 “오늘의 정치는 분열을 키우는 ‘정치절벽(政治絶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온건합리와 중도개혁’이 아니고서는 국민을 통합하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철지난 민주와 반민주,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二分法)을 버릴 때가 됐다”며 “지나친 투쟁주의 노선과 낡은 진보로는 오늘날 다변화된 사회와 무한경쟁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으로 들어갈 뜻을 내비치며 “새로 만들어질 당과 기존의 야당이, 혁신의 방법과 노선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외연을 넓히면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을 보고 대선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대선을 보고 총선을 바라보는 긴 호흡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