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대표와 정면충돌했던 김민전 최고위원이 공개 발언에서 “기사는 존재했지만, 그 기사에 대한 책임을 제가 질 수는 없다”고 맞섰다. 한 대표는 발언하는 김 최고위원을 향해 헛웃음을 지으며 경색된 지도부 기류를 드러냈다.
김 최고위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지난번에 ‘어느 한 기사에 따르면 대표 사퇴하라는 글에 대해 고발하겠다는 기사 있었다’는 말씀을 드렸고, 그 기사는 찾아서 최고위원 텔레그램방에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얘기를 굳이 드리는 이유는 그 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그 기사는 존재했지만, 기사에 대한 책임을 제가 질 수는 없다”며 “그 기자가 잘못 썼는지, 그 기자의 취재원이 잘못된 이야기를 했는지 제가 알 수 없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이 언급했던 기사는 한 대표 측에서 당 명의로 조만간 고발장을 제출한다는 한 보수 언론의 보도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다만 지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명백히 밝혀진 것은 한 대표께서는 고발할 의향이 없고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말씀은 분명히 하신 것이기 때문에 그 기사에 오류가 있다고 하면 그 책임은 취재원과 기자가 가려야 하는 부분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 같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한 대표는 헛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김 최고위원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에서 한 대표 사퇴 같은 글을 쓰는 사람을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한 대표의 대응이 과도하다고 저격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발언하실 때 사실관계를 좀 확인하고 말씀하시면 좋겠다”며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디지털 시대의 확증편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가 처음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디지털은 참여의 비용을 낮춤으로써 참여의 폭과 수준을 높여 민주주의를 풍부하게 할 것이라고 예상됐다”며 “그러나 지금 전 세계가 보고 있는 상황은 디지털의 디스토피아를 보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 공간이라는 게 소수에 의해 과잉 대표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수에 의해 과잉 대표 될 수 있기 때문에 드루킹과 같은 여론조작도 존재했던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소위 ‘확증편향’에 기반한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우리 편에게만 상대를 악마화하고 잘 설명하면 되는 상황으로 가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