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업계와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차오바오점의 폐점을 끝으로 더 이상의 폐점없이 8개를 유지한다는 당초 계획을 수정해 올해 추가로 폐점키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가 결국 중국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상하이에 1호점을 오픈한 후 매장을 28개까지 늘렸지만, 적자를 견디지 못해 2011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영업적자는 2010년 910억원, 2011년 1337억원으로 급증하다가 구조조정 이후인 2012년 613억원, 2013년 530억원으로 줄었다. 현재는 영업적자가 4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점포는 지난 2014년 6개, 작년 2개를 철수해 현재 8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당시 이마트는 “차오바오점 영업 중단을 끝으로 더 이상의 점포 폐점은 없으며 8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 역시 지난해 해외 주요 기관 20여곳을 상대로 개최한 NDR(기업 및 투자설명회)에서 “남은 점포들을 유지하면서 중국 사업 진출의 발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며 철수설을 전면 부인했다. 적자에 허덕이지만, 철수하지 않고 중국 사업의 교두보로 활용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마트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는 현재 8곳의 중국 점포 중 올해 1곳의 폐점을 확정했고, 2곳의 폐점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정 부회장은 이후 중국 이마트 사업에 속도를 냈지만, 누적 손실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1년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한 정 부회장은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그룹 부사장의 남편 문성욱 신세계I&C 부사장을 2011년 5월 중국담당 부사장으로 파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결국 문 부사장은 2014년 12월 신세계인터내셔널 글로벌 패션1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마트 중국 사업은 최근 몇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해외 첫 진출의 실패작으로 남아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긴 셈이다.
이마트 측이 당초 계획과 달리 중국 점포를 추가로 폐점하는 절차에 돌입했지만, 업계에선 중국 점포 폐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14년 6개, 2015년 2개가 페점하면서 연간 약 400억원 수준의 영업 적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올해 2개 점포를 페점할 예정이며, 이미 1곳은 폐점이 확정됨에 따라 이마트의 중국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태홍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예상 폐점분(약 2개)를 감안할 경우 연간 약 400억원을 상회했던 영업적자 규모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마트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마트 측은 이와 관련해 “올해 페점키로 확정된 곳은 1곳이며, 이 곳은 계약만료에 의한 폐점이고 이외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올해도 구조조정을 이어가지만, 완전 철수는 아니고 일부 점포를 남겨둬서 중국 사업의 전략적 기지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후 중국내 점포를 완전 정리하기보다 중국사업 교두보 확보를 위해 순익분기점을 유지할 수 있는 6개 내외 점포를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중국 실패를 뒤로하고, 올해 베트남에 집중할 방침이다. 최근 베트남 고밥지역에 1호점을 오픈했고 연내 2호점까지 문을 열 계획이다. 이후 베트남 시장 성공에 따라 몽골ㆍ미얀마ㆍ인도네시아ㆍ캄보디아 등으로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