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조사팀'의 그림자…계약자 협박해 '강제해지'

입력 2016-02-0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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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 전직 경찰출신 모아 부당수령 적발…“실적 위해 해지 부추겨” 우려 목소리

롯데손해보험이 위험도 높은 계약자들을 대상으로 보험해지를 사실상 강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보험사기조사팀(SIU. Special Investigation Unit) 직원을 통해 위험도가 높은 계약자에게 보험 해지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험군 계약자들은 보험금 지급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금 누수를 막을 수 있어 이득이다.

실제 롯데손보의 최근 계약 해지율은 상승했다.

지난해 9월(0.54%), 10월(0.58%), 11월(0.54%), 12월(0.62%)로 석달 새 15% 증가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4분기(10~12월) 보유계약 10만건 대비 민원도 24.34건으로 전체 보험사 중 가장 많았다. 계약관리와 보험금 지급 소홀로 인한 민원들이다.

SIU는 보험사기 의심건을 조사하는 역할을 한다. 보험사들은 연 3~4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보험사기를 줄이기 위해 1996년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SIU를 신설했다.

롯데손보의 SIU 인원은 총 21명이다. SIU 내 자동차보험 센터에는 14명, 장기보험 센터에는 7명이 근무하고 있다. 최근 2~3명을 더 뽑아 인원을 보강했다.

롯데손보 SIU 직원은 모두 전직 경찰 출신이다. 보험사들은 보험사기 적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전직 경찰들을 큰 비중으로 채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직 경찰에 치우친 SIU 인적구성이 강제 계약해지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범죄자를 다루는 데 익숙해, 고위험군 계약자를 보험 사기자라고 쉽게 단정짓고 거친 방식으로 강제 해지를 이끌어낸다는 비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찰 출신 SIU들은 고위험군 계약자에게 전화해 '보험금 부당 수령하고 있다', '경찰에 고발하겠다'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다"며 "보험계약자는 겁을 먹어 자진해 계약을 해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보험해지 건수를 많이 올려야 실적이 올라가고 재계약도 되는 구조"라며 "그러다보니 무리 해서라도 위험 계약자 상대로 보험해지를 강제한다"고 지적했다.

롯데손보 측은 "SIU 직원들이 계약 해지를 강제한 적이 없다"며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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