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최대 석유업체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의 기업공개(IPO)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중국은 현재 IPO를 추진 중인 아람코에 사우디는 물론 홍콩증시에서도 중복 상장할 것을 제안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연초 사우디 측에 홍콩증시에 중복 상장하면 자국 펀드가 ‘주축 투자자(anchor investor)’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 마디로 거액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아직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유가 하락에 허덕이는 아람코는 돈 가뭄 때문에 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서 아람코는 지난 1월 회사 전체 또는 일부 사업을 IPO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뤄지면 세계 최대 규모 IPO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소식통은 “아람코가 다운스트림(원유를 정제하고 가공하는 과정) 사업 일부와 정유사업을 IPO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리드 알 팔리 아람코 회장은 지난달 “사우디 원유는 IPO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정유사업 등 일부만 상장시킨다 하더라도 기업가치는 900억 달러(약 108조원)가 넘고 IPO로 조달하는 자금은 50억~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아람코는 IPO 주간사를 선정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중국에 아람코는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14년 기준 사우디는 중국 원유 수입의 16% 비중을 차지하는 최대 공급국”이라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사우디와 이란, 이집트 등 중동을 순방했다. 아람코는 사우디 원유 생산을 전담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산유량은 하루 1025만 배럴에 달했다. 또 정유와 원유 운송 등 석유 전반에 걸쳐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자국 천연가스도 관리하고 있다.
중복 상장이 실현되면 중국은 사우디와의 관계를 더욱 두텁게 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기업 IPO 집결지로 홍콩증시 지위를 더욱 굳힐 수 있다. 지난해 홍콩증시 IPO 규모는 약 340억 달러로 미국의 300억 달러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