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의 성장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전문점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단순 개별 점포가 아닌 전문점이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대형마트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12일 신세계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전문점인 일렉트로마트, 피코크키친, 더 라이프 등을 기존 이마트로 확대하고 일부는 플래그숍 출점까지 계획 중이다. 국내 시장 포화와 식품 중심의 대형마트가 가진 태생적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이마트만의 신성장 전략으로, 총 1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전문점 강화는 정 부회장의 적극적인 지시로 진행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할인점 이마트를 ‘이마트타운’의 성공 사례처럼 더욱 ‘이마트답게’ 만들겠다”며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어메이징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며 발명가, 혁신가의 관점에서 상품,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6월 선보인 이마트타운은 피코크키친·일렉트로마트와 같은 전문점과 이마트·트레이더스가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대형마트다. 단순한 식재료 전문 대형마트를 벗어나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신유통 채널이다. 이마트타운을 통해 전문점이 결합된 신유통 채널의 집객효과를 경험한 정 부회장은 올해 다양한 점포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오픈 예정인 김해점과 하남스퀘어점에 단순 개별점포가 아닌 복합몰 형태로 전문점을 동시에 출점할 예정이다. 이마트도 체험형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타임스퀘어에 입점한 이마트는 오는 4월 일렉트로마트를 오픈해 집객효과와 매출 증대를 꾀할 방침이다.
다만 지난해 선보인 이마트타운 형태의 복합문화 공간은 당분간 추가 출점 계획이 없다. 다른 대형마트와 달리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공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신규점과 기존점 리뉴얼을 통해 일렉트로마트, 더 라이프 등의 체험형 전문 매장을 늘려가겠다는 게 이마트 측 전략이다.
이 같은 이마트의 변신은 이마트의 점포당 매출 감소에 따른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의 점포당 연간 매출은 2011년 767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2년 744억원, 2013년 728억원, 2014년 723억원으로 매년 줄었다. 지난해에는 726억원으로 추산돼 소폭 반등했지만 올해에도 2011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과거와 같이 단순 출점을 통해 양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점포당 매출 증대를 일궈내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꿔 이마트의 콘텐츠 강화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전문점 확장을 통해 기존 대형마트 비식품 부문 트래픽 감소를 보완하고, 신규점포 출점 모델을 검증하려는 것”이라며 “또한 대형마트 점유율 상승과 근린형 채널 확대를 통해 전체적인 트래픽 증가를 모색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