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11일(현지시간)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대감이 고조된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시간외 거래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이날 오후 11시 17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5.15% 급등한 배럴당 27.5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4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5.29% 뛴 배럴당 31.6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정규거래에서 국제유가는 WTI를 기준으로 26달러대로 추락하면서 200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원유 변동성 지수는 77.79로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40 전후이면 위험경보 65 이상은 극심한 불확실성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미국시장 마감에 임박해 OPEC 감산 관련 보도가 나오면서 국제유가는 시간외거래에서부터 낙폭을 줄여 반등에 성공했다.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장관은 스카이뉴스 아라비아 방송에서 “다른 모든 국가들이 완전히 협조한다는 전제하에 OPEC 회원국은 모두 감산에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알-마즈루에이 장관은 “현재 국제유가는 이미 비(非)OPEC 산유국들이 적어도 생산량을 늘리지는 못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국제유가는 모든 산유국에 적절하지 않은 수준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OPEC이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졌지만, 실질 감산합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다니엘 하이네스 ANZ뱅킹그룹 선임 상품 전략가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나서지 않는 이상 OPEC과 비OPEC 회원국 간의 감산 합의는 도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란의 원유시장 복귀를 고려하지 않고서 펀더멘털 데이터만 놓고 봤을 때 유가는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거나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