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경제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에 이어 또 다시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일본과 유럽 등은 마이너스 금리정책까지 내놨지만 오히려 닛케이지수가 15% 폭락하는 등 경기 살리기에 실패했다. 유럽에선 독일 도이체방크 등 대형은행들의 파산설까지 나온다.
지난해 12월 금리인상에 나섰던 미국도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경기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 13년만에 최저인 국제유가와 중국의 경기침체도 지속중이다.
대내 여건도 만만치 않다. 코스닥에 4년만에 서킷브레이커(주식거래 일시 중단)가 발동되고 원·달러 환율이 5년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이달 10일 통관 실적 기준 2월 수출액은 87억52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1%나 감소했다. 열흘간의 수출 실적으로 이달 전체 실적을 예측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2월 수출도 감소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까지 수출 실적이 최종적으로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할 경우 한국 수출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장기 감소 기록(14개월)을 경신하게 된다. 현재까지 수출이 최장 연속 감소세를 보인 기간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 13개월이었다.
지난 1월에도 작년 이맘때 보다 18.5% 감소하며 2009년 8월(-20.9%)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낸 바 있다. 수출 부진이 생산과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광공업생산(12월)은 전월에 비해서는 1.3% 증가했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1.9%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전월대비로는 0.0%, 전년동월대비로는 3.0% 증가했지만 감소추세다. 설비투자도 전월대비는 6.1% 늘었지만 전년동월대비는 두달연속 감소했다.
소비는 지난해 3분기 3.1%(전년동월기준)에서 4분기 5.7%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등의 영향이다. 하지만 정책효과가 끝나면 다시 소비 절벽에 떨어질 수 있어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 3일 자동차 개소세 인하를 6월까지 연장하고 21조원이 넘는 재정·정책금융 지원 등의 단기부양책으로 선제적인 경기관리에 나섰다. 하지만 악재가 계속되면서 추경 얘기도 솔솔 나온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추경은 불가피한 상황일 때 하는 것이며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지금은 추경이 불가피한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12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지난해에도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의 똑같이 답했다.
특히 2015년 세입·세출 결산 결과 추경 재원으로 쓸 수 있는 1조1699억원이 생겼다. 추경을 언제 할지 시점만 남았다는 분석도 가능한 셈이다.
내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당장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겠지만 3~4월에는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기재부도 이번 금통위에는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향후 기재부와 한은이 정책공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당초 생각보다 대외여건이 안 좋다"면서도 "이런 대외여건이 실물지표에 영향을 미쳤는지 1분기까지 지표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