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3.8%를 기록했다고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브라질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한 건 6년 만이며, 작년 성장률은 -4.3%를 기록했던 1990년 이후 25년 만에 최악이다.
이날 브라질 통계기구인 IBGE는 “지난해 4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5.9% 위축됐다”며 “모든 부문의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한때 브라질은 건전한 거시경제정책에 힘입어 지난 2010년 7.6%로 아시아와 같은 고성장을 기록한 신흥국 선두주자였다. 그러나 현재는 원자재 가격 추락과 투자 붕괴, 정부 지출 제약 등으로 ‘퍼펙트 스톰’에 휘말리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부패 스캔들로 의회의 탄핵에 직면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경기침체로 더 많은 압박을 받게 됐다. 올해 GDP 성장률도 -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대로라면 브라질은 대공황이었던 1930~1931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난해 10월 전망 보고서를 바탕으로 세계 GDP 순위에서 브라질이 2014년 7위에서 지난해는 인도와 이탈리아에 밀려 9위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브라질의 지난해 명목 GDP는 5조9043억 헤알(약 1844조원)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해 ‘매파’ 성향의 호아킴 레비를 재무장관에 임명하는 등 경기부양과 정반대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 재정수지 적자 확대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육지책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브라질 신용등급을 잇따라 ‘정크(투기)’등급으로 강등하자 결국 레비 장관은 지난해 12월 사임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도 없는 상태다. 중앙은행은 전날 5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물가상승률이 10%를 넘어 중앙은행 물가안정 목표 상한선인 6.5%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내릴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