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이 당국의 대출심사 강화를 비웃었다. 2월부터 정부의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이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대출 증가세는 오히려 예년보다 컸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대출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이정헌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작년 하반기 아파트 분양이 많아 집단대출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2조7000억원 늘어난 48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집단대출이 견조하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가 위축되면서 전월과 같은 증가세를 보였다는게 한은 설명이다. 실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000호로 전월대비 500호 감소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3000호 줄었다.
마이너스통장대출은 3000억원 확대된 160조9000억원을 보였다. 설연휴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결제자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대출심사 강화를 골자로 한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고 2월1일부터 서울과 수도권에 적용했었다. 5월2일부터는 지방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한은 설명대로라면 당국의 심사강화에도 불구하고 집단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주담대 증가분 2조7000억원의 대부분을 집단대출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 1월 집단대출 급증에 따라 집단대출금리가 전월보다 10bp(1bp=0.01%포인트)나 급등한 2.98%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전월보다 7bp 떨어진 1.65%를 기록했었다.
이 차장은 “모니터링 결과로 집계된 수치라 집단대출 규모가 얼마나 늘었는지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주담대의 대부분이라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 기업대출은 2조4000억원 증가한 73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부가가치세 납부와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 전월의 계절적 요인이 소멸된데다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며 증가폭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대기업대출은 1000억원 증가한 167조6000억원을, 중소기업대출은 2조3000억원 늘어난 56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월 증가규모는 각각 3조원과 4조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