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환경부의 ‘2014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수도관 노후 등으로 손실되는 수돗물의 양(누수량)이 6억9127만톤으로 총 생산량의 11.1%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3527만톤(0.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손실된 수돗물을 전국 평균 생산원가(876.4원/톤)로 환산하면 연간 6059억원을 땅속에 버린 셈이다.
누수율이 증가한 이유는 수도관 노후화되는 속도에 비해 교체ㆍ개량 속도가 느린 탓이다. 노후 수도관 교체율은 2014년 0.7%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았다.
노후 상수도시설 개량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업무’라는 이유로 국고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가 올해 처음 국고 지원이 결정돼 40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현실화된 가뭄의 심각성과 매년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누수를 더는 내버려둘 수 없다는 중앙정부 차원의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40억원의 예산으로는 2개 지자체 일부 상수관로만 개선할 수 있어 턱없이 부족하다. 애초 환경부는 노후 상수관로 20곳에 대한 조사와 개량, 정수장 10곳에 대한 설계비 등으로 134억원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이를 3분의 1 수준으로 삭감했다. 또한 시범사업을 한 후 2017년 부터 국고지원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누수된 수돗물이 지반 침하와 도로 파손의 원인이 되므로,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노후 수도관) 교체 사업의 재원이 되는 수도 요금이 생산 원가보다 낮아 지자체 자체 재원만으로는 무리가 있다. 새는 물을 막으려면 국고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