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개성공단 업체들, 베트남 찾는 까닭은

입력 2016-03-2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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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수혜 지역 베트남, 임금 싸고 노동력 풍부해 공장 이전 후보지로 ‘부상’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중단으로 당장 생산 터전을 잃게 된 입주기업들이 베트남을 공장 이전지로 물색하고 있다. 대체 공장 마련이 급한 개성공단 기업들에게 값싼 임금의 노동력이 풍부한데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대표적인 수혜지역인 베트남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은 개성공단 피해기업들의 해외 대체 공장 유망지역으로 떠오르면서 개성공단에서 섬유ㆍ의류 등의 제품을 생산하던 중소 업체 대표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섬유ㆍ의류업체는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 성과 하이퐁 시에 있는 공단을 방문해 투자 인센티브와 인프라실태, 물류 여건 등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후보지를 물색한 한 전자업체는 현지에 매물로 나온 공장의 인수를 고려 중이다.

베트남은 정치 안정과 대외 개방 확대, 풍부한 노동력과 낮은 임금, 도로 항만 등 잘 갖춰지 인프라로 다른 아시아국가보다 투자하기 좋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월 최저 임금(2016년 기준)은 155달러로 중국 262달러의 59% 수준밖에 안된다. 인도네시아 221달러보다 훨씬 낮다.

더욱이 베트남 정부는 투자 절차 간소화와 투명성 확보 등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를 위한 투자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세계경제지도의 40%를 차지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정 가입국이라는 장점도 있다. TPP 참여와 함께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경제공동체(AEC) 출범, 한국과 베트남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에 힘입어 베트남은 중국을 대신할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부와 유관기관도 개성공단 기업의 해외 공장 유망 후보지로 베트남을 꼽는다. 실제 코트라,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이들 지역에 대한 투자 및 판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인건비와 땅값이 오르는 등 부정적인 투자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트남의 최저 임금 인상률이 올해 12.4%로 작년 14.8%보다 둔화했지만 꾸준히 인건비가 오르고 있다. 실제 베트남의 제조업 부문 월평균 임금은 250달러(29만원) 수준에 책정돼 있다. 개성공단 근로자의 최저임금이 73.57달러(8만9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개성공단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생산공장을 옮겨도 어느 정도 부담은 불가피하다.

또 베트남 진출 시 외국인 투자금 유입 확대와 경제 성장에 따른 공장 부지 가격의 인상, 관리자급 인력의 부족 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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