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a2'로, 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하기로 했다.
무디스는 21일(현지시간)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평가보고서(Credit Opinion)를 통해 현행 등급을 유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무디스는 현재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뒷받침하는 강점으로 △높은 수준의 경제회복력 △건전재정 기조 및 양호한 국가채무 △1997년 이후 지속한 구조개혁 △감소한 대외취약성 등을 제시했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도전요인으로 △경쟁력 유지 △비금융 공공기관 부채 △가계부채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언급했다.
현재의 등급을 유지하는 이유로 무디스는 우리나라가 경제적 강점이 있다고 봤다. 경제의 규모ㆍ다양성ㆍ경쟁력 등으로 향후에도 높은 수준의 1인당 GDP 하에서 중장기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디스는 우리나라와 같은 경제적 강점을 가진 국가들로 호주(Aaa), 캐나다(Aaa), 아랍에미레이트(Aa2), 미국(Aaa) 등을 제시했다.
또한, 제도적 강점도 꼽았다. 정책 수립 및 집행의 효율성(effectiveness)에서 볼 수 있는 탄탄한 제도도 강점이라는 것이다.
무디스는 "재정ㆍ통화정책은 상대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과 안정적인 성장에 이바지했으며, 정보공개 역시 매우 투명하다"고 평가했다.
재정적으로는 흑자 통합재정수지 기조로 인해 지난해 선진국 중에서도 낮은 수준인 GDP 대비 2.9%에 불과한 적은 국채발행도 강점이다.
무디스는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와 비교적 탄탄한 중장기 성장세는 향후 정부재정 전망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정부부채 증가도 최소한(minimal)의 수준으로 유지됐고, 최근 일반정부 부채도 2013년 34.3%에서 2014년 35.9%로 약간만(slightly)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한, 성숙한 국내 자본시장이 뒷받침돼 대외채권에 대한 정부재정 의존도가 낮아, 글로벌 금융시장ㆍ환율 변동성이 정부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무디스는 "정부의 우발채무인 공공기관 부채는 2006년 GDP 대비 15%에서 2013년 36%로 증가했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이 성공해 2015년 30%대로 감소하는 등 위험성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는 굳건한 한미동맹과 중국의 영향력으로 실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기는 어려우며, 이보다는 북한 내부체제 붕괴로 인한 우리나라 정부재정 부담이 더 위험한 리스크라고 봤다.
한편, 무디스는 정부 유동성 및 은행부문의 대외취약성과 관련된 위험은 낮다고 분석하면서, 우리나라는 경쟁력 있는 수출산업과 상당규모의 외환보유액으로 인해 견조한 대외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당한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는 향후 글로벌 자본유출입 변동성에 대비한 우리나라 정부ㆍ은행ㆍ기업의 회복력을 강화시켜 줄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단시간 내에 금융안정성에 대한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소비와 경제성장에 잠재적인 부담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무디스는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의 강점과 도전요인이 균형적(balanced)이라고 보면서, 향후 등급 전망(outlook)을 '안정적(stable)'이라고 재차 평가했다.
무디스는 "우리나라 경제는 향후 3〜5년간에도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펀더멘털과 부정적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갖추고 있으나, 빠르게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와 중국 경기둔화 등의 도전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