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이른바 옥새 투쟁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치적 아버지 YS의 행보와 닮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5곳의 무공천 의사를 밝혔던 김 대표는 이후 부산행에 나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친박(친박근혜)계가 주도한 후보 공천에 반기를 들고 사실상 당무 거부에 들어갔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가 무공천을 공언한 지역구는 서울 은평을, 서울 송파을, 대구 동갑, 대구 동을, 대구 달성까지 5곳이다. 특히 대구 동구을은 탈당 이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의 텃밭이다.
이어 은평을에도 무공천 의지를 밝혔다. 은평을은 내내 눈엣가시였던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이재오 의원이, 동을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유승민 의원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전날 김 대표가 '무공천' 방침을 천명하고 곧바로 지역구인 부산으로 '낙향' 해버린 것은 '정치적 아버지'인 김영삼(YS) 전 대통령 정치 행보와 닮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민자당내 민정계가 자신을 흔들기 위해 노태우 대통령과 비공개로 작성한 내각제 합의 각서를 공개했다. 이에 대해 당시 YS는 당무를 거부하며 마산으로 내려가 칩거를 시작했다.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한 것처럼 김 대표 역시 YS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여의도 당사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어떤 비난과 비판의 무거운 짐도 감수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6일부터 일주일 넘게 최고위에서 공관위 공천 심사의 추인을 보류하고 긴급 회견까지 열어 부당성을 주장하며 사실상 주류인 친박계에 반기를 들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조해진 의원을 포함해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을 대거 '컷오프'(공천 배제) 한 이후부터다.
이번 사태는 향후 김 대표의 대권 가도를 비롯해 정치적 항로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무성 대표가 끝까지 버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김 대표나 친박계 양측 모두 극한 대립 양상이 계속될 경우 총선 판 전체를 위태롭게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김 대표가 중앙선관위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25일까지 자신이 강력하게 반대하는 1∼2곳의 공천자를 교체하거나 무공천으로 지정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은 내각제 합의각서 이후 칩거에 들어갔지만 결국 민정계의 '항복'을 받아낸 뒤 대표직에 복귀했다. 그리고 2년 후 대통령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