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해 2조7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하락과 함께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자제하면서 이자지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외환보유액 운용에 따른 매매 이익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두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데다 통안채 발행을 가급적 줄인데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통안채 발행규모는 전년말대비 2조9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연말 발행잔액은 184조4000억원이었다.
반면 환매조건부증권(RP)과 통화안정계정예치금 등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유동성 조절 수단 중 통안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85.9%에서 2015년 85.4%로 축소됐다.
이 결과 통안채 발행에 따라 한은이 지급한 이자규모는 2014년 4조7399억원에서 2015년 4조1021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유가증권매매이익은 2조8078억원을 기록해 전년 1조4405억원에서 증가했다. 한은 외환보유액이 증가한데다 강달러를 예상해 달러화 비중을 늘린 때문이다. 2015년말 현재 한은 외환보유액은 3679억6100만달러로 전년대비 43억6800만달러 증가했다. 달러화 비중도 66.6%를 보이며 전년대비 4.1%포인트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수익은 전년보다 1조3969억원 증가한 14조5088억원을, 영업비용은 전년대비 6754억원 늘어난 11조69억원을 기록했다.
한은은 당기순이익의 100분의 30인 8147억원을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했고,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목적으로 495억원을 임의적립금으로 적립했다. 나머지 1조8514억원은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했다. 2015회계연도 당기순이익 처분후 적립금 잔액은 10조449억원을 기록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는 “한은은 이익을 내는 기관이 아니다. 통화신용정책 운용 결과에 따른 것”이라며 “자금수급의 장단기 변화 등을 감안해 통안채나 통안계정, RP매매 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돈 한은 기획협력국장은 “비용측면에서 통안채 이자와 수익측면에서 외화자산운용이 있다. 현 시점에서 올해 당기순이익을 전망하긴 어렵지만 작년보다는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