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퍼터 사용 금지 후 3개월이 지난 가운데 스타플레이어들의 희비가 극명하다. 대표적인 선수는 애덤 스콧(호주)과 키건 브래들리(미국)다. 스콧은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주 연주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반면 브래들리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지난해 초 벨리퍼터를 손에서 놓은 스콧은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했고, 베이힐 인비테이셔널에서는 공동 35위로 머무는 등 벨리퍼터 후유증을 피하지 못했다. 이후 일반 퍼터와 벨리퍼터를 병행 사용하던 스콧은 프레지던츠컵부터 벨리퍼터와 완전히 이별하고 새 퍼터 적응에 돌입했다. 그리고 올 시즌은 퍼트 안정감을 되찾으며 ‘빅3’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티포인트 레이디스에서 우승한 오에 가오리(일본)는 지난해 사용했던 벨리퍼터를 그대로 들고 나왔다. 벨리퍼터를 사용하되 그립 끝을 몸에 대지 않고 스트로크 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의 규정(골프규칙 14-1b)에 따르면 클럽 일부를 몸에 고정시키고 스트로크 할 수 없다. 결국 벨리퍼터를 사용하되 클럽을 몸에 대지 않으면 룰 위반은 아니다. 이 같은 규정을 잘 활용한 오에는 올해 4년 만의 우승을 차지, 지난해 상금순위 31위에서 5위로 끌어올렸다.
반면 벨리퍼터 이별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2011년 PGA 챔피언십 우승자 브래들리다. 그는 지난해 일찌감치 벨리퍼터를 손에서 놓고 일반 퍼터 적응에 돌입했다. 하지만 브래들리는 일반 퍼터를 쓰면서 끝도 없는 부진이 시작됐다. 지난해는 우승 없이 톱10에 세 차례 진입하며 상금랭킹 60위에 그쳤고, 올 시즌은 10개 대회에서 무려 6차례나 컷오프되는 등 심각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012년 US오픈 챔피언 웹 심슨(미국)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한때 세계랭킹 5위까지 올랐던 심슨은 지난해 일반 퍼터에서 벨리퍼터로 교체 후 한 차례 준우승을 차지했을 뿐 이렇다 할 활약은 없었다. 상금순위는 48위에 머물렀다. 일반 퍼터로 충분히 연습을 하고 나온 올 시즌도 7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최근 열린 발스파 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했고,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는 공동 68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