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 속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글로벌 금융ㆍ경제 중심지 미국 뉴욕에서 취임 이후 첫 외국 투자자들과 스킨십에 나섰다.
얄궂게도 아침부터 많은 비가 내렸지만 빗속에도 첫 국제투자 무대 데뷔에 대해 해외 투자자와 글로벌 금융기관 관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는 평가다. 이날 200여명의 방청객이 자리를 꽉 채워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이날 자리가 없어 돌아간 인원만 50여명이었다.
유일호 부총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에 앞서 12일(현지시각) 뉴욕에서 ‘한국경제, 새로운 도약을 위해(Rising to the Challenge)’라는 주제의 한국 경제 설명회(IR)를 열었다. 한국 경제를 홍보하고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침체한 국내 경제를 살리겠다는 각오다.
이날 유 부총리는 미국 금융의 중심인 월가 임직원들과 외신들을 상대로 직접 한국의 경제상황과 ‘유일호노믹스’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유 부총리는 현재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2월에 경기보완대책을 내놨고 정책효과에 힘입어 생산과 수출이 연초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며 “2월 이후 수출 물량이 증가세로 전환하고 소비투자심리가 5개월 만에 반등했다”고 진단했다.
유 부총리는 세계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긍정적인 경기 흐름이 당분간 지속하리라고 내다봤다.
그는 “필요하면 정책 여력이 있고 투자ㆍ수출 활성화 대책과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을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리스크(위험)에 대해 유 부총리는 “최근 북한 문제로 인한 영향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라며 “최선을 다해 그 영향을 줄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말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그는 “(가계부채) 규모 자체가 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부채의 질적 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분할 상환 비중이 확대되는 것을 고려하면 경제 충격을 줄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다만 유 부총리는 저소득층의 가계부채는 문제로 봤다. 그는 “서민층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에 대해 유 부총리는 “중국 상황을 잘 살펴봐야 하는데 최근 경착륙은 지난해 예상보다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성장 전략이 수출ㆍ무역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바뀌는 것으로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한ㆍ중 FTA를 활용해 내수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한국경제 설명회에는 윌리엄 콘웨이 칼라일그룹 회장을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 기업금융부 글로벌 대표, 골드만 삭스 자본시장부 글로벌 대표 , 포브스 아시아 대표, 블룸버그 수석이코노미스트 등 글로벌 금융기관 거물급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