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 시장의 산증인으로 꼽히는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가 110조원을 굴리는 한국투자공사(KIC)의 운용 사령탑으로 사실상 내정됐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IC의 CIO(운용본부장) 후보자들 3인의 숏리스트 가운데 강 대표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IC는 이를 청와대 등에 통보하고, KIC는 이 달내에 운영위원회를 열고 강 사장을 신임 CIO로 선임할 계획이다.
앞서 KIC는 이달 초 CIO(운용총괄책임자) 공개 모집을 실시했고, 전 현직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대거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 대표도 CIO 지원을 위해 최근 한화그룹에 사의표명을 했다. (본지 2016년 4월19일자 [단독] 한화자산운용, 5년 만에 CEO 교체...강신우 대표 사의표명 참조)
강 대표는 민간 전문가로서 KIC의 운용 사렵탑을 맡는 첫 사례가 됐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은성수 사장이 KIC의 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1세대 펀드매니저이자 자본시장 최고 전문가로 각광받는 강 대표를 CIO로 영입해 운용분야의 업그레이드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은 사장은 취임 직후 "환골탈태의 자세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일성으로 혁신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감사원 결과 안홍철 전 사장의 비리 등 KIC의 운영 실태 문제점이 공개된 만큼 국내 유일의 국부펀드로서 존립성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KIC가 강 대표를 CIO로 영입하는 것에 대해 변화와 개혁 행보의 일환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편 강 대표 입장에서도 국내 국부펀드의 CIO를 맡으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강 대표는 국내 대표 펀드매니저 1세대이자 펀드시장 전설로 회자되는 바이코리아펀드의 대표 운용역 출신이다.
그는 동방페레그린투신, 현대투신,템플턴투신, PCA투신 등을 거쳤고 지난 2011년 통합 한화자산운용 초대 대표에 올랐다. 특히 그가 현대투신 매니저 당시 운용 총괄을 맡은 바이코리아펀드는 세 번 째 주인인 한화그룹이 인수 이후 '코리아레전드펀드'로 개명돼 눈길을 끌은 바 있다. 강 대표가 한화운용 대표를 맡으면서 5년 전 192억원에 불과한 영업이익은 지난해 말 기준 605억원까지 늘어났으며 대체투자, ETF 등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