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그룹 인사를 통해 '이마트' 정용진 부회장, '신세계' 정유경 사장으로 교통정리를 끝낸 신세계그룹이 최근 지분 정리까지 완료하면서 완벽하게 '3세 경영'을 공식화했다.
2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은 각각 보유중인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지난달 29일 '장내 매매'를 통해 교환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 지분 7.32%(137만9700주) 전부를 정 사장에게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정 사장도 이마트 지분 2.52%(70만1203주) 전부를 정 부회장에게 같은 방식으로 팔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말 신세계 종가는 21만1500원, 이마트 종가는 18만3500원이다.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7.32%에서 9.83%로, 정 사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2.51%에서 9.83%로 높아졌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넘긴 신세계 주식 가치는 1523억원, 이마트 주식 가치는 1287억원 규모다.
이로써 정용진 부회장의 신세계 지분과 정유경 사장의 이마트 지분은 모두 제로가 되면서 사실상 그룹이 두 개 계열로 분리됐다. 신세계그룹의 남매 책임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마트는 신세계조선호텔·신세계푸드·신세계건설·에브리데이리테일(기업형 수퍼마켓)·위드미에프에스(편의점)·신세계L&B(주류)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DF(면세점) 등을 거느리고 있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번 지분 교환은 지난해 12월 임원인사 및 조직 개편을 통해 밝힌 신세계그룹의 각사 책임경영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신세계그룹의 조치가 '3세 경영' 시대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빠 정 부회장에 비해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정 사장은 지난해 인사를 통해 6년만에 사장 자리에 올라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인사를 통해 정 부회장은 이마트를, 정 사장은 신세계를 총괄하는 것으로 후계 구도를 세운 것으로 평가 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 정리까지 완벽하게 끝내면서 남매의 독자 경영이 본격화되는 것은 물론 잡음 없는 3세 시대를 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그룹의 후계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실제 신세계와 이마트는 이명희 회장이 각각 18.2%씩의 지분으로 서열 1위다. 남매는 주식 교환으로 각각의 부문에서 지배력을 강화했지만 지분 서열은 기존과 동일하게 2위를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