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의 요구로 선박ㆍ해양플랜트 설계ㆍ영업ㆍ지원부서 인력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앞서 상시 희망퇴직만 받았던 삼성중공업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요구에 따라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삼성중공업 측에 이번 주까지 대규모 인력 감축 방안을 골자로 한 자구계획안 제출을 요구함에 따라, 삼성중공업이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2014년 상시 희망퇴직제를 도입한 이래 10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한 삼성중공업은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조선업 구조조정이라는 현안에 부딪히면서 조직 축소와 함께 인력감축이라는 극단적 처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1차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하고, 이후 미흡할 경우 사업본부별로 인원을 다시 조정하는 형태로 직원 감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의 인력 구조조정에는 선박·해양플랜트 설계ㆍ영업ㆍ지원부서 인력이 1차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삼성중공업 R&D센터에는 이들 부서 관련 인력 15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상시 희망퇴직만으로 삼성중공업의 인력구조를 재편할 수 없다며 구체적 감축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어느 정도 인위적인 감축을 포함한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돼야 한다”며 “이후 급여체계 개편 등의 논의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말 직원 수는 1만3974명으로 대우조선보다 많다. 평균 근속연수가 상대적으로 낮아 평균 급여가 7100만원으로 비교적 적지만, 연간 급여 지출만 1조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