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M&A·특허공세… 中 도전 직면한 삼성전자

입력 2016-05-30 09:01 수정 2016-05-3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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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中 M&A 건수 전년(900여건) 수준 육박한 700여건… 지난해 글로벌 M&A 점유율 1위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에 대한 중국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과거 국내 기업의 기술과 디자인을 모방하는데 그쳤던 중국이 몇 년새 해외 기업에 대한 공격적 M&A(인수합병)를 통해 기술역량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특허침해 소송까지 제기하면서 영향력을 전 세계로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30일 LG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의 해외 M&A 규모는 최고점을 찍은 지난해(900여건) 수준에 가까운 700여건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M&A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나홀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은 글로벌 M&A 시장에서 32.4%의 점유율로 미국을 제치고 최대 M&A 국가로 부상했다.

M&A를 통한 경쟁력 제고가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반도체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원천기술을 통째로 사들이는 중국은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굴기’ 선봉장인 칭화유니그룹은 2013년 중국 양대 시스템반도체설계업체 스프레드트럼 커뮤니케이션과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며 중국 최대 반도체설계업체로 도약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업체 대만 파워텍 지분 25%를 약 6억 달러에 사들였다. 또 이달에는 글로벌 최대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업체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글로벌 4위 낸드업체인 샌디스크 인수 작업을 완료하고, 낸드플래시 시장 진입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웨스턴디지털의 최대주주는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유니스플렌더다. 2015년 초에는 중국 반도체 패키징 민영기업 JCET가 글로벌 패키징 시장 4위 싱가포르 스태츠칩팩을 7억8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스마트폰 분야 역시 미국 모토로라를 품에 안으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했다. 중국 PC 제조 업체 레노버는 2014년 1월 구글로부터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사업 부문을 29억1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모토로라 인수로 레노버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 및 판매채널 확보 등을 통해 선진 스마트폰 시장 진입 발판을 마련했다.

올 1월에는 중국 가전 업체 하이얼이 미국 가전 ‘빅4’인 GE 가전사업 부문을 54억 달러에 매입했다. 월풀과 GE에 이어 미국 가전 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당장 타격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 기반이 구축됐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의 특허권 다툼을 통해 글로벌 입지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에서 삼성전자가 자사의 4세대 이동통신 표준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에서는 자체 개발 및 인수를 통해 확보한 특허권을 무기로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으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상호협력이 불발되더라도 글로벌 선두 업체와의 특허침해 공방은 중국 업체에 기술적 성장 및 높아진 위상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션지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공격적 해외 M&A는 ‘양날의 칼’과 같다”며 “핵심기술 및 우수 인력을 확보한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짐과 동시에 중국이 M&A를 통해 산업고도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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