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롯데홈쇼핑 재승인’ 문제로 징계가 예정된 고위 공무원을 롯데홈쇼핑 영업정지에 따른 협력업체 피해 수습대책 총괄 책임자로 선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을 초래한 당사자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긴 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해 롯데홈쇼핑이 사업 재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사업계획서를 허위로 보고했다며 미래부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지난 2월 통보했다. 또 재승인 심사를 맡은 미래부 담당 A 국장과 실무자 2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최근 롯데홈쇼핑에 9월 28일부터 6개월간 하루 6시간(오전 8~11시, 오후 8~11시)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A 국장과 실무자 2명에 대해선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롯데홈쇼핑 영업정치 처분 이후 롯데 측에 물건을 납품하는 협력업체 피해 우려가 커지자 미래부는 부랴부랴 피해 대책 마련에 나섰고, A 국장을 다시 책임자로 내세웠다. A 국장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공무원이 명령에 따르는 거지 일을 안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며 “인사권자가 장관이기 때문에 저한테 그만두라고 하면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 징계 요구서에는 A 국장이 롯데홈쇼핑 재승인을 담당하는 부서 총괄 책임자로서 결격사유 규정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검증토록 지휘하지 않았다고 돼 있다. 사태 수습 책임자로서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회 미방위 관계자는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책임을 지지 않고 사안의 수습을 맡았다는 건 결국 가장 중요한 문제인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대책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상임위 차원의 문제 제기를 예고했다.
실제 A 국장은 지난달 30일 TV홈쇼핑, 데이터홈쇼핑 대표들과 만나 “불공정거래 등으로 실망을 안겼던 홈쇼핑 사업자들이 협력업체와의 상생발전을 추구하는 변화된 모습을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홈쇼핑 업체들에 수습 책임을 압박해 업계의 불만을 낳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