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75세 이상 노년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노인빈곤 역시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OECD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31.3%로, 34개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36.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국의 수치는 OECD 평균(13.4%)의 2.3배에 달했다.
65세 이상 고용률은 일본이 20.8%, 영국은 10.0% 수준이었고 독일(5.8%), 프랑스(2.3%)는 한 자리대였다.
기준을 75세 이상 고용률로 바꿔보면 더 심각해진다. 75세 이상 고용률은 19.2%로 나타났다. 비교 가능한 24개국 중 가장 높았다. OECD 평균은 4.8%로 한국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75세 이상 노인 5명 가운데 1명은 일하고 있다는 의미다.
75세 이상 고용률을 보면 일본 8.2%, 영국 2.6%였고 프랑스 0.4%에 불과했다.
한국 외에 75세 이상 고용률이 두자릿수인 곳은 2위인 멕시코(15.7%)뿐이었다.
전문가들은 노후 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고령층이 나이가 들어도 일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은 생산가능인구 연령대(15∼64세) 이후엔 연금 소득으로 살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연금제도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은퇴 후에도 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위원은 "고령층이 돼서도 자신의 전문 분야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의 최고경영자(CEO)나 일부 자영업자뿐"이라며 "대부분은 경비 등 이전에 해본 적 없는 일이나 근로여건이 좋지 않고 박봉을 받는 임시직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75세 이상 고용률이 높더라도 이들은 빈곤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2014년 기준 한국 노인의 빈곤율은 47.2%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이 연구위원은 "고령층 일자리 대책의 핵심은 그동안 해온 전문 영역을 살려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임금피크제 확산 등 임금체계를 개선해 기존에 하던 일을 고령층이 돼도 계속 할 수 있도록 하고 고령층이 할 수 있는 직업·직종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