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싸움’ 이슈된 中사업… “4조 손실에 비자금 숨어있다”

입력 2016-06-15 10:20 수정 2016-06-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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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롯데쇼핑홀딩스 정조준…2010년 ‘럭키파이’인수과정 배임·비자금 조성 초점

롯데그룹의 4조원대 대규모 중국 사업 투자 손실이 비자금 조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역시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확보한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회계장부에서 중국 사업 빌미로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중국사업 투자 손실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해 7월 “롯데의 중국 투자 손실 규모는 대우조선 부실과 맞먹는 규모로, 손실을 막기 위해 계열사 자금이 동원됐다”며 “문제는 대규모 자금이 롯데쇼핑홀딩스란 단일 창구를 통해 전달돼 횡령이나 배임 의혹이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15일 사정당국과 롯데에 따르면 검찰은 롯데쇼핑의 중국 사업 누적 손실 규모가 약 4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업계에선 롯데쇼핑의 중국사업 누적 적자가 약 1조원대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 측도 회계장부를 통해 파악된 손실 규모가 검찰 추정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신 전 부회장은 검찰 수사 흐름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외부에 공개할 방침이다.

◇무리한 중국 사업 확장 그늘에 숨겨진 의혹 = 신동빈 회장의 객관적인 경영 평가 대상이었던 롯데쇼핑 중국 비즈니스가 비자금 수사에서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무리한 사업확장 저편에 대규모 배임과 횡령 등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리더십과 도덕성에도 큰 상처를 입고 있다. 검찰은 롯데가 중국에서의 손실액을 부풀려 상당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뒤 빼돌린 정황을 포착하고 비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MB정부 시절인 2008년 홍콩에 롯데쇼핑홀딩스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중국 투자에 나섰다. 이듬해 2009년 중국에 65개 마트를 보유한 타임스를 인수했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쇼핑을 통해 롯데쇼핑홀딩스로 약 7400억원 규모의 현금출자를 단행했고, 이 출자금을 바탕으로 중국 내 마트 기업들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롯데홈쇼핑, 롯데미도파 등 유통 계열사들과 출자 형태로 중국 럭키파이 지분 63.2%를 약 1500억원에 사들였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인수가를 과도하게 부풀려 차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하는 등 경영진의 횡령이나 배임이 있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의 럭키파이 인수에 대한 수사를 벌이면서 롯데의 중국 사업 손실이 비자금 조성과 직결됐다는 점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1년부터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되기 전이었던 2014년까지 롯데쇼핑의 홍콩 법인인 롯데쇼핑홀딩스를 중심으로 중국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들의 적자규모는 실제 장부가로 9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해외법인들의 자금 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롯데쇼핑홀딩스의 경우 2014년 한해 약 3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쇼핑 중국법인 상당수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다. 톈진롯데마트법인(Qingdao LOTTE Mart Commercial)의 경우 최근 2년간 약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자본금 상당수가 잠식됐다.

◇롯데쇼핑 중국 시장가치 ‘마이너스’… 비자금 창구 전락 = 신 회장의 중국 비즈니스 경영 효율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주당장부가가치’는 최근 5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2010년 19만7694만원에서 2011년 6만8359원으로 감소하더니, 지난해에는 -4만3371원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롯데쇼핑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경영했는지를 나타내는 경영지표 중 하나인 ‘시장부가가치증가율’도 지난 2010년 234.39%에서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실제 시장에선 롯데쇼핑의 가치가 적자상태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투자된 자본을 빼고 실제로 얼마나 이익을 냈는가를 보여주는 경영지표인 ‘경제적부가가치(EVA)’도 2010년 1.5%에서 지난해 -65.36%로 추락했다.

롯데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운영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법인이 38개에 달한다”며 “자산이 1000억원 이상인 법인으로 한정해 사업보고서에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공개되지 않은 법인들의 적자규모까지 합치만 그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2011년 신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5년동안 회사채 발행으로 약 7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롯데그룹 전체 회사채 발행금액 중 롯데쇼핑이 발행한 회사채 비중은 40%에 달한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 약 1조9000억원보다 월등히 많은 규모로, 회사로 끌어들인 자금 중 상당 부분은 중국과 베트남 지역 사업에 투입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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