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계기로 우리나라 실물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 영국과의 교역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우리의 주요 수출 대상인 유럽이 최근 완만한 회복세에서 벗어나 다시 침체에 빠져들 수 있어서다.
특히 브렉시트를 시작으로 신고립주의가 확산되면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인 우리나라도 위축될 수 밖에 없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무역협회 등 연구기관은 브렉시트로 우리 수출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영국으로 수출되는 우리 주요 수출제품들도 관세를 부과 받게 돼 수출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 평균 대(對)영국 수출금액 기준 상위 15대 품목 중에서 1000cc 이하 휘발유 자동차와 1000cc~1500cc 휘발유 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품목은 0%로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만약 영국 관세 당국이 한-EU FTA 당시 수준과 같게 실행세율을 설정할 경우, 자동차는 10%, 제트유는 4.7%의 수입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이에 따라 영국 시장에서 EU와 FTA를 체결하지 않았던 미국, 중국, 대만 등의 국가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정부는 영국과의 교역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우리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의 대(對)영국 수출은 73억9000만 달러로 총 수출의 1.4%이다. 영국의 대(對)한국 투자도 2억6000만 달러로 외국인투자액(2015년 209억 달러)의 1.2% 수준으로 직접적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브렉시트로 EU가 다시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EU와 영국의 탈퇴 협상이 마무리되는 2018년까지 EU의 국내총생산(GDP)가 최대 0.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EU의 경기침체로 우리나라도 일정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 EU는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4번째의 우리나라 교역국으로 연간 수출비중이 1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신흥국 경기부진과 저유가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으로 역대 최장 기간인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브렉시트로 불확실성이 커져 실물 경제 영향 수준은 특히 EU 회원국들의 탈퇴가 이어질 경우 세계 경제가 신고립주의로 회귀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만약 신고립주의가 확산된다면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로서는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