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나스닥’ 표방 1996년 개설
중소·벤처기업 자금조달 핵심 역할
상장기업 3.4배시총 28.6배 늘어
日평균 거래대금 20억→ 3.3조원
제조업 위주서 미래산업으로 재편
코스닥시장이 오는 7월로 출범 스무해를 맞는다. 코스닥시장은 지난 20년간 외형적으로 큰 성장을 하며 국내 모험자본 생태계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은 옛 증권업협회가 운영하던 주식 장외시장에 경쟁매매 방식을 도입하면서 지난 1996년 7월 1일 개설됐다. 중소·벤처기업의 직접금융 확대를 통한 자금조달 지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미국의 IT 기업 주식들이 주로 거래되는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을 벤치마킹해 ‘한국판 나스닥’을 표방했다.
코스닥시장은 그동안 외형 성장을 거듭했다. 상장기업수는 개설 당시 343개사에서 지난 8일 기준 1164개사로 지난 20년간 3.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7조6000억원에서 214조7000억원 규모로 28.6배 불었다. 시가총액은 신규상장 종목 확대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00조원을 돌파했다.
거래대금은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6월 기준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3000억원으로 개장 당시(20억원)의 1650배에 달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13년 저점(1조8000억원)을 통과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3조5000억원, 올 들어 3조3000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질적인 변화도 이뤄졌다. 시장 선도업종이 기존 통신장비, IT부품 등 제조업 위주에서 바이오·헬스케어, 문화콘텐츠 등 미래 성장산업 위주로 재편됐다. 시가총액 상위기업도 통신주, 대기업 관련주에서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 신성장 기업으로 변모했다. 지난 2009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도입 이후 분식회계나 횡령·배임 사건이 감소하는 등 시장의 건전성도 개선됐다.
다만 코스닥시장은 개인투자자 위주의 시장으로 한계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매매 비중은 88.5%에 달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참여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개인 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이다.
작은 충격에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것도 코스닥시장의 한계로 거론된다. 지난 3월에는 관리종목인 코데즈컴바인이 유통주식 수 부족 등으로 카카오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에 오르는 웃지 못할 사건이 벌어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올해 코데즈컴바인과 같은 사태는 결국 코스닥시장 규모가 선진 모험자본 시장보다 작아서 발생한 것”이라며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이나 거래대금 규모가 선진 수준으로 성장하면 이 같은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